은행 주택담보대출 수요 지속… 부동산대책 영향 미미

통상 가계대출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연초에도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월중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892조원으로 전월보다 3조7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2004년 이후(1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연중 1월은 연말 상여 지급이나 주택거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지난해 10월부터 주담대 중심으로 석 달 연속 7조원이 넘는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12·16 부동산대책이 시차를 두고 있어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월 대출이 예년 증가 규모보다 상당히 늘어난 편"이라며 "통상 주택 계약 후 자금수요까지 두 달 내외 시차가 있는데, 12월중 계약 건이 많아서 1월 자금수요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은행 주담대도 개별대출 중심으로 전월보다 4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2004년 이후(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담대가 증가세를 지속한 것은 주택거래 관련 자금 수요로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와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은 지난해 10월(2조6000억원), 11월(2조7000억원), 12월(2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 1월에도 2조3000억원 늘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통한 제2금융권 대출 1조4000억원이 은행으로 대환된 것도 주담대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제2금융권 주담대는 안심전환대출을 통한 전환 효과와 리스크 관리 노력으로 전월보다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연초 설 상여 유입 등으로 마이너스통장 잔액 중심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12·16 부동산대책 전 주택거래가 상당했고 전세자금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적어도 2월까지는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그 후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8년 1월(5조1000억원)보다는 축소, 지난해 1월(-4000억원)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8000억원 감소했으나 은행 부문이 주담대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소폭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안정화 추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전 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