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운반선 해마다 80척 발주 전망LNG추진선 10년내 2500~3000척 발주 랠리'초격차' 조선3사, 슈퍼사이클 기대
  • ▲ 18만 입방미터급 LNG선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현대중공업
    ▲ 18만 입방미터급 LNG선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현대중공업
    조선업계에 다시금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인가.

    카타르발 LNG선 100척 수주낭보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릴레이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LNG 운반선은 물론 LNG 추진선, LNG 벙커링선 등 향후 10년간 3000척 넘는 대규모 발주를 예상하면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한국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향후 2027년까지 해마다 최소 41척에서 최대 80척씩 500여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적극적인 LNG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으로 글로벌 LNG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게 분석 요인이다.

    실제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전문 기업인 우드맥킨지는 세계 LNG 수요는 2019년 3억4920만톤에서 2020년 3억7519만톤으로 7.4% 증가하고, 같은 기간 공급은 3억6340만톤에서 3억8970만톤으로 7.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LNG선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10만㎥ 이상의 대형 위주로 발주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압도적 우위가 점쳐진다.

    당장 올해도 카타르 발주 물량을 제외하고 추가 발주될 50척 중 상당수가 한국 도크에서 건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해운중개 컨설팅사인 '포텐앤드파트너스'는 오는 2029년까지 향후 10년간 2500~3000척의  LNG추진선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를 앞두고 대부분의 선주사들의 선택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조선 빅3는 LNG선 화물창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로열티 부담감도 줄여 수주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은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LNG연료추진선 에서도 경쟁국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LNG운반선은 천연가스를 운반하기 위해 건조된 선박이다. LNG추진선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인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의미가 약간 다르다. 

    IMO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SOx) 규제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선사들은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탑재하거나 저유황유 사용, LNG 추진선 발주 등 크게 3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이 가운데 LNG 추진선 활용은 가장 근본적인 솔루션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LNG연료추진선도 발주 랠리가 기대되고 있다.

    LNG운반선과 추진선 등 LNG선박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나오면서 업계 일각에선 2000년대 초반에 못지않은 조선업 호황을 거론한다.
    특히, 한국 조선업이 LNG 운반선 발주가 호황일 당시 수주를 싹쓸이했다는 점도 이같은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LNG시장 교역량은 2010년 한차례 확대된 후 2015년 이전까지 정체기를 겪었다. 이후 호주 해양가스전 생산과 미국 셰일가스 수출 등이 2016년경 시작되면서 총 교역량이 2016년 7.5%, 2017년 9.9% 증가했고 현재까지 전체 LNG 산업이 새로운 확장기를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은 2000년대 초반 당시 카타르의 대규모 LNG 운반선을 대규모 수주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활의 기지개를 켤 수 있었다"면서 "이번 LNG 슈퍼사이클은 2000년대 이후 두번째로, LNG추진선 일감까지 한국 조선사가 확보하면 또 다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LNG선 독보적 기술력… 주요 기자재 선택과 집중 필요

    LNG선 기술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풍부한 건조경험은 한국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지난 2010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인도된 LNG선의 80%(DWT기준)를 조선3사가 건조했다.

    다만, 주요 기자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NG선의 주요 기자재로는 화물창, 엔진, 펌프, 재액화시스템 등이 있다. 다수의 한국형 제품이 개발된 화물창과 재액화시스템, LNG벙커링 시스템은 여전히 국산화 필요성이 높지만, 다른 기자재들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이는 LNG선이 높은 수준의 신뢰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LNG선은 고가의 제품으로 고장시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제품을 국산화하더라도 선주가 채택을 하지 않을 수 있고, 고가의 LNG선인 경우 검증되지 않거나 신뢰성이 낮은 제품은 사용이 거의 불가하다. 

    박유상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모든 기자재의 국산화는 불필요하며, 기자재 특성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탄력적인 접근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