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로드스타운모터스에 배터리 독점 공급삼성, 첫 상용차 배터리 납품… SK는 현대차 3차 수주 가능성지난해보다 증가한 투자 계획… "K배터리 대대적 투자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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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충전 중인 전기차. ⓒ연합뉴스
연초부터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K배터리 3사는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적기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점유율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K배터리 훈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로드스타운모터스와 계약을 맺었다. 내년부터 양산될 전기트럭 '인듀어런스'에 2170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내용이다. 다년 계약으로 구체적인 규모와 금액은 미공개다.로드스타운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일부 인수해 생산라인을 마련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해당 업체를 방문, 화제가 되기도 했다.LG에너지솔루션이 제공하는 제품은 지름 21㎜, 높이 70㎜의 원통형 배터리다. 1865배터리의 차기 모델이다. 2170배터리는 테슬라 '모델Y', 루시드모터스 '루시드에어' 등에 탑재되고 있다.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2170배터리에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도입한다. 기존 NCM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해 출력을 높이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주는 차세대 제품이다. 현재 GM, 테슬라 등에 공급을 위해 개발 중이다.LG에너지솔루션 측은 "향후 수년간 로드스타운에 쓰일 원통형 배터리 공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삼성SDI는 연내 볼보 전기트럭용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2022년 출시하는 상용차 트럭부터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이번 배터리 탑재 소식은 전략적 제휴(MOU)를 맺은 이후 나온 구체적 성과다. 앞서 볼보그룹은 2019년 삼성SDI와 e모빌리티 분야 MOU를 체결해 향후 전기트럭용 배터리팩을 공동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특히 삼성SDI가 승용차가 아닌 전기상용차에 처음으로 배터리를 납품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전기트럭 등 상용차 배터리 모듈은 일반 승용 전기차에 비해 최대 10배까지 크다. 가격도 이에 비례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에서는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과 동일한 스펙의 원통형 2170배터리를 납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수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볼보트럭은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2040년까지 전 제품의 탄소중립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따라서 향후 전기트럭 출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근 현대자동차의 E-GMP 배터리 3차 입찰에서 '단독 선정'설이 제기됐다. E-GMP는 현대차가 2021년부터 도입하는 전기차 전용 디자인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모델별 특성에 맞는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하고 있다.1차와 2차는 각각 아이오닉5(준중형 SUV), 아이오닉6(중형 세단) 위주다. 1차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부터, 2차는 LG화학과 중국 CATL이 2022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한다. 각각 계약규모는 10조원, 1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아이오닉5의 경우 3월 유럽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3차는 아이오닉7 배터리를 담당할 전망이다. 1~2차분보다 많은 20조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E-GMP 배터리 3차 입찰에 참여했으며 최근 들어 최종 선정기업에 LG에너지솔루션, CATL 등과 3파전으로 압축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코나EV 화재 사건 발행 이후 현대차와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공급사 선정이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 때문에 SK이노베이션과 CATL 유력설이 제기됐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의 단독 선정설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현대차 측은 "3차 E-GMP 물량은 복수 업체로 선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 ▲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유럽 제1 전기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연이은 수주 소식에 K배터리 3사는 신증설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가장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제조사는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유럽1·2공장에 이어 3공장도 헝가리에 짓기로 결정했다. 생산능력은 연간 30GWh로, 1공장 7.5GWh와 2공장 9.8GWh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3공장 투자 규모도 총 22억9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정유·석유화학사업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2조5000억원을 상회하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못할 정도로 어렵지만,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까지 260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올해 말 생산능력은 155GWh로, 지난해 말 120GWh보다 30%가량 증가될 예정이다.올해 증설되는 35GWh에는 중대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도 고루 포함될 것이라고 LG에너지솔루션은 설명했다.삼성SDI는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난해 수준만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 성능을 향상시킨 5세대 배터리(Gen5) 양산을 본격화하면 생산능력 증대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삼성SDI 측은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전지 시설, 원형 전지 시설 증설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투자 규모 자체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연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근소한 차이로 CATL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다만 K배터리 3사가 폭발적 성장률로 전체 배터리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SNE리서치에 따르면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점유율은 23.5%(33.5GWh)로, 1위 CATL 24.0%(34.3GWh)에 비해 단 0.8GWh 차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대비 85.3% 늘어난 8.2GWh를 기록하면서 점유율 5위(5.8%)를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274% 급증한 7.7GWh를 기록, 6위(5.4%)에 랭크됐다. 삼성SDI의 순위는 전년과 같았고, SK이노베이션은 세 계단 급등했다.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BYD가 순위에서는 3, 4위로 앞서지만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대비 8.2%, 13.5%씩 역성장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파나소닉은 사용량 26.5GWh(점유율 18.5%), 중국 BYD는 9.6GWh(6.7%)를 기록했다.SNE리서치는 "한국계 3사 배터리 점유율 합계가 2019년 16.0%에서 34.7%로 두 배를 크게 넘어섰다"며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국내 3사의 대대적 선전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