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대 지분 매입한 삼성, 4년반만에 지분가치 '3배'이상 껑충전기차 1위로 떠오른 비야디와 차량용 반도체 등 분야서 협력 확대 관측지난해 투자 뛰어든 SK도 BYD반도체 가치상승으로 함박웃음
  • ▲ BYD 로고 ⓒBYD홈페이지
    ▲ BYD 로고 ⓒBYD홈페이지
    삼성전자와 SK가 지난해 세계 1등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투자로 깜짝 놀랄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두 회사 모두 향후 확대될 전기차 시장에서 BYD와 협력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분투자에 나선 것이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전기차 분야가 최고의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올해만 지분가치가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향후 사업적으로도 BYD와 협력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라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16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BYD 지분 1.9%(5200만 여주)에 대한 시장가치가 지난해 말 기준 1조 7000억 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7월 53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BYD 지분을 처음으로 취득했다. 거의 4년 반만에 지분 가치가 3배 넘게 커진 셈이다.

    BYD 주식은 지난해 전기차 시장 훈풍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급등했다. 원래도 미국의 유명 투자가 워런 버핏이 일찌감치 점 찍은 회사로 잠재력을 나타냈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춤해진 자동차 시장에서 하반기부터 전기차가 대안으로 거론되며 판매가 급속히 늘어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발맞춰 신모델 '한(漢)'을 출시한 BYD가 테슬라를 무섭게 추격하며 현재까지도 판매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중국에서 불어닥친 전기차 바람으로 1위 BYD의 시총도 100조 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지난달 기준 BYD 시가총액은 7000억 위안(약 123조 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내에서 판매된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5년 내에 거의 5배 가까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BYD에도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처럼 BYD 주가에 날개가 달리면서 지난 2019년까진 투자금 손실 수준이었던 삼성의 BYD 투자 성적표가 급반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에만 해도 삼성이 보유한 BYD 지분에 대한 시장가치는 삼성이 매입한 5300억 원을 1000억 원 넘게 밑도는 4100억 원 수준이었다. 물론 삼성이 단순히 지분가치 상승 여력만 보고 BYD에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지난 4년 간의 BYD 투자 성적은 낙제 수준이었다.

  • ▲ 삼성 디지털콕핏2021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디지털콕핏2021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BYD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뜨거운 종목으로 자리잡으면서, 삼성은 반도체 첨단설비 공급을 위해 지분투자 관계를 맺고 있는 네덜란드 'ASML'과 함께 지분투자로 가장 큰 평가이익을 거두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ASML 지분  1.5%(630만 주)에 대한 시장가치가 3조 3500억 원을 넘어섰다고 공시했다. 전년도 기준 ASML 지분가치는 2조 1500억 원 수준이었는데 여기서 1조 원 넘게 가치가 더 상승한 셈이다.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주식 중 단연 압도적 금액이다.

    BYD는 지난해 가치 상승으로 삼성중공업과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를 제치고 ASML과 함께 수조원대 지분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향후 BYD가 ASML 수준으로 가치가 더 상승할 여력도 충분하다는게 시장의 전망이다.

    삼성과 BYD가 본격화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등과 같이 사업적 협력 범위를 키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도 BYD에 전기차용 센서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공급하며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지만 BYD가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신모델을 확대 생산해 내놓을 경우 삼성의 납품 규모와 범위도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도 BYD에 투자해 짧은 기간 큰 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SK는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를 통해 지난해 6월 경 BYD 투자에 뛰어들었다. SK가 주목한 분야는 특히 BYD가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회사인 'BYD반도체'다. 여기에 약 260억 원(1억 5000만 위안)을 투자해 지분 1.47%를 보유하고 있다.

    BYD반도체도 모기업인 BYD 생산 전기차에 공급을 확대해가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알짜 사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구나 현재 중국 내에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SK도 BYD반도체 상장에 따른 투자 이익을 쏠쏠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 반도체 시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BYD 투자를 결정했다. 향후 SK하이닉스 등과 협력해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