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산담배업계, ESG 경영 바람비연소(유해성 저감) 제품 드라이브ESG 평가 방법론 정답 없다는 맹점도
  • ▲ 국내·외 담배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불고 있다. “담배는 사회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자 유치를 위한 ‘1석 2조’ 전략으로 풀이된다.ⓒBAT그룹
    ▲ 국내·외 담배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불고 있다. “담배는 사회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자 유치를 위한 ‘1석 2조’ 전략으로 풀이된다.ⓒBAT그룹
    국내·외 담배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불고 있다. “담배는 사회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자 유치를 위한 ‘1석 2조’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필립모리스코리아·BAT코리아·JTI코리아 등 국내외 담배업계들은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빠짐없이 ‘ESG’ 실천을 강조했다.

    담배의 해로움 때문에 ESG 투자의 눈 밖에 났던 담배업계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욕구를 반영해 ‘덜 해로운’ 비연소 제품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먼저 글로벌 담배 회사들은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 전략을 발표하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은 지난 2월 진행된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통해 “2025년까지 순매출(담배소비세 등을 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연소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최근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내는 ESG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실천하면서 환경과 공중보건 개선에 힘쓰는 것이 글로벌 담배 회사가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ESG경영”이라고 강조했다. 

    BAT그룹은 올 초 2020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내고, 환경 분야를 강화한 핵심 목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BAT의 지난해 비연소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26%를 기록했으며 전체 탄소 배출량도 30% 이상 줄였다.

    BAT코리아 역시 ESG를 사업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한국 시장에서 제품군 다변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환경 분야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비연소 제품군 소비자를 전 세계 5000만 명까지 확대하고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그룹 차원의 목표에 따라서다.

    이를 위해 올해 비연소 제품 소비자 전환을 위한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지속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에어로졸(증기) 유해 성분 수치가 일반 담배 대비 90% 낮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JTI 역시 지난 2월 그룹의 새로운 전략 발표에서 ‘유해성 저감 제품(RRP·Reduced-Risk Products)’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드라이브로 내세웠다. JTI은 영국 등 전세계 9곳에 ‘RRP 기술센터’를 운영, 유해성 저감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KT&G가 지난 2019년 비연소 제품 사업을 담당하던 제품혁신실을 NGP(Next Generation Product)로 격상시키고 그해 230억 원을 R&D에 썼다. 최근에는 ESG 전담 조직인 ‘ESG기획팀’과 ‘에너지환경기술팀’을 신설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를 강화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담배업계의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연소 전자담배 판매가 ESG 경영의 일환이 될 수 있냐는 시선도 나온다. ‘덜 해로운 담배’도 담배 제품이기 때문이다. 

    ESG 평가 방법론에 ‘정답’은 없다는 맹점도 있다. 실제로 글로벌 ESG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FTSE4Good 지수에서는 담배, 무기, 석탄 등 관련된 기업은 피평가 기업에서 제외된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회사가 담배를 팔면서 ESG 경영을 내세우는 것이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다. 비연소 제품은 세계적인 보건 트랜드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비연소 제품을 판매하면서 ESG경영을 앞세워야 향후 투자 유치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