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1분기 레벨업… 영업익 336% ↑정유 살아난 GS, 분기 영업익 1.7조'흑자전환' 현대중공업, 2017년 이후 최대치
  • 롯데·GS·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형 지주사들이 모처럼 웃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다 자회사 실적 상승 등에 힘입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분가치 재평가 등 '턴어라운드' 실현과 지배구조 개편 수혜 등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 기대를 받는 곳은 롯데지주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연결회사의 호실적이 힘이 되고 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54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7.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336.4%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지분법관련 손익은 롯데케미칼 및 롯데쇼핑 개선에 힘입어 약 1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의 1분기 긍정적 실적을 예상하는 이유는 △이연소비 확산에 따라 내수 종속회사 실적이 급격하게 증가 △롯데푸드 연결법인 편입에 따른 효과 △지난해 부진했던 세븐일레븐 및 GRS 낮은 기저 △지분법법인(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칠성)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롯데케미칼 영업실적 컨센서스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남 연구원은 내다봤다. 롯데쇼핑 업황도 개선 중이다. 1분기 백화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과 온라인쇼핑 증가에 따른 물동량 확대 등 긍정적 흐름은 연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GS도 실적 회복 기대를 받고 있다.  GS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난해보다 93.4% 늘어난 1조7804억원이다. 정유 업황 회복 등을 고려하면 개선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을 통한 GS칼텍스와 민자발전 자회사의 실적 호전을 반영해, 2021~2022년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존 추정 대비 각각 4.1%, 6.7% 상향한다"며 "GS의 1분기 영업이익은 43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02%, 전기 대비 55.7%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의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9807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복합정제마진(스팟 기준)은 배럴당 3.8달러로 손익분기점(BEP) 미만이었으나 올해 4.6달러, 내년 5.3달러까지 상승할 전망이라고 백 연구원은 분석했다. 
  •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1분기 53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주사 전환(2017년 4월 1일) 이후 분기 최대치다. 앞서 영업이익 최대치는 2017년 3분기5192억원이었다.

    조선, 정유, 건설장비 등 전 부문에 걸쳐 견고한 실적을 냈다. 정유부문인 현대오일뱅크와 건설장비부문인 현대건설기계가 총 49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요 회복에 따른 유가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윤활기유 시황 호조 등으로 영업이익 4128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제품 라인업 다양화와 영업망 확대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출범한 이후 분기최대인 7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일렉트릭은 미국 법인 손익 개선 등의 효과로 영업이익 175억원을 기록함으로써 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현대글로벌서비스 또한 영업이익률 10%를 기록, 영업이익 237억원의 견고한 실적을 냈다.

    한화와 CJ 역시 올해 전망은 밝다.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질산 생산설비 투자를 통해 신규사업을 확대하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화약과 방산, 무역업 등 자체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떨어지는 경향이 컸는데 질산사업은 안정성뿐 아니라 확장성에도 무게를 둘 수 있는 사업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한화는 19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질산공장을 짓는다는 투자 결정을 내렸다.

    한화는 자회사들이 신규사업을 확대하는 점도 기업가치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수소경제 및 우주시대를 대비해 관련 산업에 진출하는 등 변화에 적극적이며 이를 위해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올 연결기준으로 매출 51조300억원, 영업이익 1조5900억원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CJ는 올해 이익 정상화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J 주요 자회사 중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첫 1조를 돌파했다. 식품계의 삼성전자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로 물동량이 폭증한데다 택배단가 인상으로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의 프리IPO도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2022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CJ CGV는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CJ 프레시웨어도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전망된다. 

    시장 일각에선 지주사 중에서도 지배구조 개편으로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ESG 투자가 확산되고 있어 기업 지배구조가 중요한 투자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지주사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