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항공 결항·해운 우회 등 총체적 난국한율 급등 문제까지 … 사태 장기화시 경기 위축원유 수입 의존도 높은 韓 산업계 대응 한계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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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는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가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비상 상황에 마주하게 됐다.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원유 공급망과 해상 물류망이 동시에 마비될 위기에 처하자, 국내 정유·해운·항공 업계는 이날 일제히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원유 수급 직격탄 맞은 정유업계 … 대체 경로 모색정유업계는 원유 도입 차질과 유가 폭등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이기 때문이다.특히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69.1%에 달하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국내로 들어올 정도로 이곳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주요 정유사들은 이날 사태 파악과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해 일제히 비상회의를 열고 항행 중인 유조선의 안전 여부를 최우선으로 점검했다.동시에 중동 외 지역으로 원유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즉시 도입이 가능한 스폿(단기)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시장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150달러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 상황에서 유가마저 급등할 경우 정유사들의 비용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우려가 있다.다만 정부와 민간이 확보한 약 7개월분 상당인 약 1억 배럴의 비축유가 있어 단기적인 수급 대란은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
- ▲ 대한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바닷길·하늘길 막힌 해운·항공업계 … 우회로 찾기 안간힘글로벌 물류를 책임지는 해운과 항공업계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에 '통항 불가'를 통보하면서 국내 해운사들은 해당 해역을 피해 우회하는 대체 항로를 긴급 편성하고 있다.대한항공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오후 1시 13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두바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KE951편(B787-9)을 미얀마 공역에서 인천으로 회항시켰다. 이어 오후 9시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952편도 결항했다.대한항공은 이날 각각 인천과 두바이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KE951편과 KE952편도 사전 결항 조치시켰다. 앞서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동 노선인 인천∼두바이에서 주 7회(매일) 왕복 운항해 왔다.대한항공은 향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후속 스케줄을 조정할 예정이다. 현지 상황 변동에 따라 당분간 두바이 노선 운항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운항 정보를 안내할 계획이다.과거 대한항공이 운항하던 인천∼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무력 충돌 이후 현재까지 운휴 상태다.미국과 이란 갈등에 따라 환율 상승이 점쳐진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항공사는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해외 체류비 등 주요 고정비용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국내 해운업계도 빨간불이 켜졌다. SK해운, 팬오션 등 유조선과 벌크선박에 주력하는 국내 해운사들에 호르무즈 해협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점이다.이전에는 중동 위기 국면에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 호위 아래 선박이 운용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사태에 개입한 만큼 이런 방식이 다시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이에 같은 국내 해운 업체들은 다른 해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항로 우회와 변경 등 비상계획을 점검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 ▲ 중동 상황과 관련해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지난달 28일 주이란대사관, 주이스라엘대사관 및 인근국 주재 공관과 함께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우리 교민의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태 장기화 시 국내 경제 전반 타격 우려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비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류비 가중으로 인해 국내 경제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한다.원유 업계로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운송과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게 된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더욱 큰 리스크다.이에 업계에선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이외 지역으로 원유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려두는 것으로 전해졌다.글로벌 에너지 물류 공급망 차질이 가시화된 만큼, 기업들은 이란의 추가 보복 범위와 주요 산유국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며 당분간 최고 수준의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항공업계도 유가 충격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긴 마찬가지다. 항공사 영업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유 상승분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모두 상쇄하기 어려워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해운업계는 이번 사태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항로 우회 시 운임이 오를 수 있으나, 국제유가와 보험료 등 비용 부담 역시 급증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공급망 불안이 시장 전체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는 게 피해를 가장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도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