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증대 위주로 자기자본 확충 눈길이르면 올해 말 종투사 도전 가능 전망수익 다각화 방점 두며 IB 사업에도 무게
  • 키움증권이 순익을 쌓아 5년 새 120% 가까이 자기자본 규모를 증가시키며 꾸준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 지정 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눈앞에 둔 키움증권은 안정적인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총액(별도 기준)은 2조5234억원이다. 지난 2016년 1조1679억원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년 대비 2016년엔 10.6%, 2017년엔 19.7% 늘었다.

    유일하게 2018년의 경우 3500억원 가량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크게 늘렸다.

    미국 무역갈등 심화로 증시 타격이 컸던 지난 2019년엔 5.8% 증가에 그쳤지만 이듬해엔 다시 24.1% 증가율을 보이며 자기자본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는 12일 올해 1분기 실적이 공개 예정인 가운데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증가는 유상증자와 같은 인위적 몸집불리기가 아닌 주로 이익 잉여분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최근 대형증권사는 물론 중소형사들까지 몸집 불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이들 대부분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한 것과 비교된다.

    가파른 자기자본 증가를 바탕으로 키움증권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이 예상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자격을 갖추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투사로 지정되는데,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가 가능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증권업계 아홉 번째 종투사가 된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역대급 증시 강세에 순이익 기준 업계 3위를 기록했지만 자기자본(3조원 이상) 기준으론 중소형사로 분류되고 있다.

    더 나아간 목표는 초대형 IB로 성장하는 것이다. 자기자본 4조가 넘는 초대형 IB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인수금융·중견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메자닌·상장전 지분·해외부동산 등 더욱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종투사 도약을 목표로 키움증권은 수익구조 다변화해 안정적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키움증권의 수익 구조에서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절대적이란 점은 이후 과제로 지목된다.

    때문에 키움증권은 장기 성장성이 높은 IB와 디지털을 활용한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키움증권은 1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기업들만을 모아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를 진행한다. 특정 증권사나 회사 주관으로 기관 투자자를 초청해 진행하는 일종의 기업 설명회로, 리서치센터와 IB 부문 인력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비 올해 IPO 실적도 약진하고 있다.

    대형사 몇곳이 주도해온 IPO 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오로스테크놀로지와 나노씨엠에스, 싸이버원 등 3곳을 주관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아이디피, 피플바이오, 압타머사이언스 등 3곳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바 있다.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을 주도하는 한국코러스는 최근 키움증권과 IPO 주관 계약을 맺고, 내년초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상반기 내 선보일 계획이다.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고객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투자방법과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페이스메이커 역할로서 고객 성공 경험을 돕는 게 목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무리한 외형 확장이 아닌 꾸준한 수익 향상을 통해 자기자본을 쌓아가고 있다"면서 "이르면 올해 말, 내년까진 종합금융투자사 도약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