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인기 플랫폼 활용한 아이디어 돋보여유진證 네이버웹툰·한화證 카카오TV 웹예능·SK증권 인터파크 채널 공략유안타證 공격적 광고로 MZ세대 인지도 확보 노력
  • 중소형 증권사들이 미래 큰손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투심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대형사 중심으로 한 물량공세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중소형사들도 통통 튀는 아이디어는 물론 적극적인 비용 투자를 더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주식 투자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 투자를 하는 MZ세대는 총 315만7000명으로, 전년(155만3000명)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투자자 중 MZ세대 비중은 34.5%로 전년보다 9.3%포인트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동학개미운동으로 MZ세대는 재테크 시장의 신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증권사들의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이었다면 최근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MZ세대들도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당장의 투자금이 크지 않더라도 추후에는 우량 잠재고객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MZ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증권업계 마케팅은 보수적인 성향이 짙었고, 이마저도 대형사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엔 중소형사들 역시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미래의 큰손인 MZ세대 모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플랫폼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홍보 전략이 눈에 띈다. 

    유진투자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인기 웹툰작가인 '자까'와 손잡고 '신입일기'라는 브랜드 웹툰을 선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신입사원이 증권사에 입사해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담겼다.

    이 회사가 브랜드 마케팅의 채널로 네이버웹툰을 선택한 이유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증권사 입장에선 생소한 플랫폼이지만 TV보단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겐 친숙한 형태다. 

    한화투자증권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 차원의 공동브랜드 라이프플러스가 제작 지원한 카카오TV 인기 웹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에서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노출시키는 등 주린이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으로 이목을 끌었다. 

    또한 해당 웹예능에서 매회 주린이로서 성장하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던 방송인 노홍철을 회사 모델로 기용했다. MZ세대가 급격히 늘어난 주식시장 환경에 부합한 모델 선정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증권은 업계 최초로 MZ세대가 즐겨찾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쇼핑과 금융이 직접 결합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터파크와 제휴를 맺고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 인터파크 기획전에서 스마트폰 갤럭시21과 노트북 갤럭시북 플렉스2 등 삼성전자 행사 상품을 구매한 SK증권 고객 중 선착순 300명에게 주식이 제공됐다. 이는 일상 소비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는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보다 광고비를 대폭 늘려 공격적인 비용 투자를 한 중소형사도 있다. 

    이전의 증권사 광고 대부분은 대형사 위주였지만 유안타증권은 최근 광고 집행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분기 5억원가량에 불과했던 광고선전비 지출을 올해엔 25억원으로 올렸다. 

    젊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광고를 진행, 대중적 인지도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 또한 배우 이선균을 광고모델로 발탁해 TV광고를 진행할 뿐 아니라 일부 노선의 시내버스 차량 외부와 2호선 홍대입구역·4호선 명동역 등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 내 광고를 설치했다. 동학개미 열풍 이후 유입된 젊은 투자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20~30세대 투자자들은 당장은 소액투자자가 많더라도 증권사 입장에선 잠재적인 미래의 큰손이다. 10년 20년 후에 추수한다는 심정으로 씨를 뿌리는 것"이라면서 "특히 사회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분위기나 인식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MZ세대들의 친숙하게 접근함으로써 그들과 함께가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