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인수가액 3조4천억원대, 자금조달 규모 1조원 안팎이베이코리아, 지분 100% 매각 희망했지만 결국 20% 보유키로네이버 이탈에도 예정된 인수 가액… 부채비율 7%p 증가 전망
  •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과정에서 컨소시엄을 맺었던 네이버가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네이버가 인수하기로 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이베이에 그대로 잔류시키는 방안으로 딜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당초 계획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신세계그룹은 총 인수가액이 5조원까지 거론됐던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큰 부담 없이 3조4000억원대에 성사시켰다. 

    24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미국의 이베이 본사로부터 최종 계약의향을 전달받고 조만간 지분 인수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인수가액은 3조4404억원으로 인수 주체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설립하는 에메랄드에스피브이가 된다. 

    주목할 점은 에메랄드에스피브이가 인수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이 당초 알려진 지분 100%가 아닌 80.01%라는 점이다. 이는 이마트-네이버 컨소시엄이 각각 지분 80%와 20%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당초 계획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입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쿠팡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을 포기해봤자 더 높게 받기 힘들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며 “네이버가 빠진 신세계그룹의 80% 지분 인수 조건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또 다른 유력 인수자였던 롯데그룹은 지분 100%에 대해 3조원 안팎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제안한 지분 80% 인수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는 분석이다. 물론 향후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법인인 에메랄드에스피브이 상장 절차를 밟는 등의 과정에서 남은 지분 19.99%를 현금화할 경우 1조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컨소시엄에서 빠진 이후 이마트의 자금조달 규모가 약 2조원대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분 80%만 인수하는데 합의함으로서 그 부담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마트가 그동안 유형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1조5000억원과 투자자산 1조원 가량을 합치면 약 1조원의 자금조달만으로 인수가 가능해진다. 

    이마트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말 기준 117.5%에 불과하다. 1조원의 부채가 추가되더라도 부채비율은 126.9%로 비교적 건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가액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런 계산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인수와 관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