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이차전지 '코칩' 일반청약 734대1 마무리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 첫날 증거금 1조3000억투자자들 배정주식수·공모가 높은 HD현대에 몰려
  • '공모주 슈퍼위크' 한창인 가운데 HD현대마린솔루션과 코칩이 청약 맞대결을 펼쳤다. 코칩이 하루 먼저 일반청약 일정을 끝낸 가운데 투자자들의 선택은 '초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더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소형 이차전지 제조업체 코칩은 전일부터 이틀간 공모 청약을 진행했으며,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부터 청약을 시작했다. 청약 날짜가 하루 겹치면서 이날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 관심이 쏠렸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납입한 청약증거금은 2영업일 이후 환급되는데, 일정상 코칩 청약에 투입한 자금은 코칩보다 일정이 하루 뒤에 끝나는 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에 재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공모주 투자자들은 두 청약 중 하나를 선택해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선 이날 청약 일정을 마무리한 코칩에는 총 46만6765건의 청약건수가 몰렸다. 균등배정주식수는 약 0.40주로 청약자 10명 중 4명만 받을 수 있는 수치다. 주문 금액 절반을 미리 내는 청약증거금은 2조4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청약 하루만에 증거금이 1조3000억 원 가까이 쌓였다. 공모청약은 상장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공동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인수단인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등 5곳의 증권사에서 진행됐다.

    균등배정과 비례배정분을 포함한 통합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은 13.87대 1로 집계됐다. KB증권에서만 27만9216건의 청약이 몰렸다. 이 외 신한투자증권(4만7990건)·삼성증권(2만8157건)·하나증권(2만2536건)·대신증권(1만2924건)으로 집계됐다.

    증거금 역시 KB증권(8236억 원)에 가장 많이 모였다. 청약 건수대로 신한투자증권(1684억 원)·삼성증권(1240억 원)·하나증권(1105억 원)·대신증권(606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칩 보다는 올해 '초대어' IPO인 HD현대마린솔루션에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 구조만 보더라도 HD현대마린솔루션이 코칩보다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주식수는 890만주로 이 가운데 222만5000~267만주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배정됐다. 이 가운데 절반인 111만2500~133만5000주가 균등배정이고 나머지는 비례배정이다.

    반면 코칩의 공모주식수는 150만주에 불과하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 배정되는 주식수는 37만5000주이고 균등배정 주식수는 절반인 18만7500주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배정주식수가 많고 공모가도 높은 HD현대마린솔루션에 베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 청약일 수가 하루 더 남았다는 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흥행을 점치는 요소 중 하나다. 앞서 올해 첫 IPO 대어로 꼽혔던 에이피알도 양일 간 총 78만8268건의 청약신청이 접수된 바 있다.

    균등배정의 경우 증권사별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는 물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감시한인 내일(26일) 오후 4시까지 투자자들 간 '눈치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총 공모금은 7422억 원으로 지난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비례배정을 많이 받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큰손' 투자자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보다 코칩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공모구조 측면에서는 비교 우위를 찾기 어렵다"며 "코칩의 경우 이번 공모주 대진운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선 공모 청약에서 납입된 증거금이 환급돼야 다시 재투입을 할 수 있는데 대어 IPO 기업과 일정이 겹치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분산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