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크래프톤, 초라한 청약 성적표…"후발 공모주 불똥 우려"

상장 후 주가 부진 우려…장외가, 공모가 하회하며 투심도 악화
크래프톤 영향으로 하반기 대어들, 몸값 보수적 책정할 듯
"공모가 결정 전 개인투자자 청약해 적정 공모가 산정해야"

입력 2021-08-04 09:29 | 수정 2021-08-04 09:53

▲ ⓒ연합뉴스

크래프톤이 높은 공모가 논란으로 일반 청약 흥행에 실패하면서 '따상' 기대감은커녕 상장 후 주가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크래프톤의 저조한 성적에 공모주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적정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투자자 수요정보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크래프톤, 예상치 못한 흥행참패…상장 후에도 주가 우려감

올 하반기 IPO 역사를 다시 쓸 것으로 예상됐던 크래프톤이 공모주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래에셋증권 등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총 5조358억원, 통합 경쟁률은 7.79대 1으로 집계됐다. 

크래프톤이 중복 청약 마지막 주자였다는 측면에서 볼 때 예상 밖 기록이다. 그간 크래프톤은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공모주 청약이라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끌었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43조8000억원·1883대 1), SK바이오사이언스(33조9000억원·1275대 1) 등 올해 대형 공모주와 비교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중복 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22조1000억원·1733대 1)보다도 훨씬 적다.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공모주로 눈길을 끌었지만 결국 높은 공모가(49만8000원)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 청약에서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를 청약하려면 증거금 249만원으로, 이는 카카오뱅크 10주 증거금 19만5000원의 약 13배 수준이다. 증권사 3곳에 중복 청약하려면 최소 747만원이 필요하다. 소액 투자자에겐 중복 청약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청약 마지막날인 지난 3일 중국 관영매체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 몰아세우면서 국내외 게임주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 분위기까지 좋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는 10일 상장 후 주가 부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청약 마감일인 지난 3일 크래프톤의 주가는 7.48% 급락했다. 공모가보다도 낮은 49만5000원. 상장 전 장외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일은 이례적인 것으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방증한다.

다만 단기적으론 부침을 겪어도 주식 수급 여건상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코스피200 지수 조기 편입 기준을 충족해 9월 10일 조기 편입될 것"이라며 "시가총액 및 유동비율을 보수적으로 산출해도 MSCI 조기 편입 기준을 충족해 MSCI 지수에도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 편입 시점은 23일 장 마감 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대어들, 공모가 내릴까…"거품 논란 없앨 제도 손질 필요"

크래프톤의 부진은 향후 이어질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PO 열풍을 이끌었던 건 상장 첫날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예비 상장사들이 몸값을 한껏 낮추면서 대어급들의 줄따상이 이어졌다.

최근엔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SKIET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인 21만원에 형성되기는 했지만 26.43% 하락했다. SD바이오센서도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7.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예비 상장사들이 증시 호황과 공모주 열풍에 힘입어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면서 거품 논란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크래프톤, SD바이오센서, 카카오페이에 대해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이들 기업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시장에선 이를 공모가 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이면서 크래프톤과 SD바이오센서는 공모가를 하향 조정했다. 기업 스스로 고평가를 일부 인정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이어질 IPO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오는 4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롯데렌탈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몸값을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당국의 정정 요청으로 상장 일정이 미뤄진 카카오페이 역시 비교군을 전면 수정해 공모가를 낮출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공모가 거품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자 수요 정보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요예측의 결과가 유사하더라도 개인청약률이 높을수록 공모가 저평가가 심하게 나타났고 개인청약률이 낮을수록 공모가 고평가가 빈번했다"면서 "이는 개인청약률이 공모주 시장가격과 관련한 정보일 뿐 아니라 수요예측의 결과를 보완해줄 수 있는 정보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해외 사례처럼 주관회사가 공모가를 결정하기 전에 개인투자자 청약을 하게 되면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수요까지 포함해 검토할 수 있어 적정한 공모가 결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민아 기자 kma@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