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배달 특화 매장 키운다2층, 다이닝 매장 아이덴티티 포기이종영 대표, 구체적 전략 고심
  • '빅3'를 내준 미스터피자가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대산포크를 인수하며 엠피대산으로 사명을 변경, 새로운 도약 의지를 보여줬지만 이렇다할 구체적인 전략은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출신의 이종영 대표이사 사장의 매장 규모별 전략은 트렌드에 발맞추기보다는 뒤늦게 쫓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는 다이닝 매장에서 배달 전문매장으로 점포 운영 전략을 변경했다. 과거 평균 50평이상, 2층 매장으로 집중됐던 점포 오픈 전략을 건물 1층, 편도 2차선 이상 15평 내외 배달전문 매장으로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창업비용은있다억~3억원대에서 8000만~9000만원으로 50% 이상 낮췄다. 이는 교촌에서 영입한 이종영 대표의 사업 전략이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 프랜차이즈에 소형 배달전문 매장 트렌드가 이어지자 과감하게 미스터피자의 매장 아이덴티티를 버렸다.
  • ⓒ미스터피자
    ▲ ⓒ미스터피자
    특히 중형매장은 수제맥주 '펍'매장으로, 대형매장은 다이닝 매장을 유지하는 규모별 전략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교촌치킨이 성공한 전략과 유사하다. 교촌 역시 소형 배달 매장, 중대형에서는 홀을 운영하고, 수제맥주 펍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미스터피자와 현경24, 신기소, 명동칼국수 등 다수의 외식매장을 직접 운영한 경험을 쌓아왔다. 또 한국식품무역, 명동인터내셔널, 교촌F&B 등을 거친 외식사업 전문가다. 2011년부터는 교촌F&B에서 신사업과 연구개발, 해외사업을 두루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스터피자가 빅3 탈환을 위해서는 보다 단기적인 성과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엠피대산은 개별 기준 매출 467억원을 기록하며, 525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국파파존스에게 3위를 내줬다.

    엠피대산의 올해 상반기 매출도 뒷걸음질쳤다. 개별기준 매출액은 245억원에서 198억원으로 19.2% 줄었다. 대산포크를 인수하며 육가공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지만 주력 브랜드인 미스터피자의 성장이 간절한 상황이다.

    아직 배달 전문 매장 오픈을 늘리는 것 외에 미스터피자는 뚜렷한 전략을 내놓지는 못했다. 엠피대산 관계자는 "아직 전략을 정리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피자업계 2위인 한국피자헛의 성장세는 돋보인다. 한국피자헛의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1198억원으로 2019년 496억원 대비 2배 이상 뛰었고, 점포 수도 같은 기간 352개에서 378개로 늘었다. 배달전문매장으로 발빠르게 운영 방침을 바꾸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업계는 미스터피자가 조금 더 뚜렷하면서도, 트렌드를 쫓는 것이 아닌 소비자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스터피자는 단순히 빅3 탈환만이 문제가 아닌, 장기화되고 있는 적자의 끈을 끊어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신사업 진출도 좋지만 본업인 외식 브랜드 미스터피자의 성장 전략을 세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