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 여전·연휴 앞두고 수급 공백 가능성경기 둔화 우려 현실화·테이퍼링 불확실성도 시장 우려 높여악재많고 상승요인 부재…리오프닝 관련주 등 개별종목 대응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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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리스크로 코스피가 31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정부 규제와 관련 대형주 중심의 약세에 더해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예정되면서 당분간 코스피는 관망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35% 하락한 3125.76에 마감했다. 

    코스피 부진에는 금융당국의 온라인 금융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당국과 여당이 잇따라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이와 관련한 빅테크 기업의 부진이 강하게 나타났다. 

    당분간 코스피 향방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이 높다. 규제 리스크가 여전한데다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 시장은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을 앞두곤 시장의 수급공백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금주 코스피가 3050~321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금융투자 3050~3150, NH투자증권 3060~3200, 케이프투자증권 3080~3210 등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동안 추석 연휴 직전주 주간 코스피는 4번 상승했고, 6번 하락했다"며 "정형화된 주가 패턴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거 경험만 놓고 보면 수급 공백 가능성이 조금 높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규제 리스크 등 악재가 누적되며 주식시장이 새로운 동력 없이 재차 상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경기의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은 주가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봤다.

    특히 이번 추석엔 9월 FOMC가 진행된다. 연휴를 앞두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관망세가 더 짙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회의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제한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진입하면서 유동성 정책에 대한 시장 불안감도 높아질 수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발 통화 및 재정정책 불확실성으로 상단이 제한된 흐름 전개가 예상된다"며 "오는 22일 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9월 말까지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인프라 법안 통과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OMC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는 오는 14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CPI 상승률을 전월(5.4%) 대비 소폭 둔화한 5.3%로 예상한다. 물가지표가 어떤 결과를 보이느냐에 따라 9월 FOMC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할 것"이라며 "미국의 물가 부담 안정세가 예상만큼 뚜렷하지 않는다면 경계 심리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의 매물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연초 이후부터 상향됐던 기업들의 눈높이가 낮아지는 모습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주로 조선·유틸리티 업종의 적자 폭 확대 전망이 악영향을 미쳤고 반도체·건강관리·증권·소프트웨어 업종의 실적 전망치도 소폭 하향됐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피크아웃(Peak out·실적 정점 통과)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기업실적 전망이 상향되지 못하는 구간에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상승 재료는 찾아보기 힘든 시장 상황이다. 당분간 코스피가 반등할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여의도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의 고점 논란과 함께 글로벌 증시 전반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다름 아닌 상승 모멘텀 부재 현상이 자리한다"면서 "기업 실적 개선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기운이 역력하고 정책적 지원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인데다, 신생 업체의 성장 스토리도 대부분 식상하다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악재엔 민감하고 성장 모멘텀은 둔화된 상황에선 리오프닝 관련주 등 개별 종목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현 상황에선 통신 및 금융업 등 배당 관련 업종에 주목하거나 리오프닝 업종의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시총 상위를 구성하고 있는 반도체, 플랫폼, 바이오 업종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지수 플레이보다 종목 대응이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면서 "정책 및 실적 모멘텀이 좋은 친환경 업종을, 리오프닝 및 경기 민감주 트레이딩 전략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