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주식 소수점 거래 전격 도입…토스·카카오페이證 등 10여곳 진출 준비MZ세대 중심 시장 확대 예상…핀테크 증권사 행보에 업계도 긴장비용 민감한 20~30대…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 격화 전망
  •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 업체가 MZ세대 공략을 위한 업계 전반의 간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혁신을 이끈 가운데 소액간편 투자 서비스를 표방한 주식 소수점 거래 시장에서도 이같은 영향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경험이 없는 두 증권사가 올 연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시작으로 MZ세대 중심의 소액 주식 투자 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을 비롯해 기존 증권사 등 10여개 업체가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진출을 준비 중이다.

    앞서 당국은 일부 증권사에만 허용되던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연내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주식 소수점 거래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소수 단위 주분을 합산하고 부족분을 채워 온전한 주식 1주로 만들어 거래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는 금융혁신서비스 지정을 받은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두 곳에서만 해외주식에 한해 가능했다.

    당장은 해외주식에서 먼저 서비스가 이뤄지며, 세부적인 제도설계 소요 시간을 감안해 국내 주식은 내년 3분기부터 서비스가 개시될 전망이다. 

    간편앱 반향 일으킨 핀테크증권사, 소수점 거래 시장 진출로 MZ 투심 공략

    이같은 제도 변화를 누구보다 가장 반기는 업체는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 계열 증권사들이다. 

    공식적인 타깃 연령층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이들 업체는 그간 MZ세대 등 젊은 투자자층을 빠르게 흡수한 업체들로 대표돼왔다. 기성세대 대비 투자 여력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이 적은 비용으로 우량주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소수점 거래 제도 시행을 숙원해온 이유다. 

    핀테크 증권사들은 시장에 등판하면서 간편하고 쉬운 투자를 표방하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올초 브로커리지 시장에 뛰어든 토스증권은 획기적인 편의성의 간편 앱으로, 연내 MTS를 공개하기로 한 카카오페이증권은 플랫폼 연계를 통한 알펀드로 젊은 투심의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국내 주식거래 계좌는 1000만계좌로, 이 중 절반(400만계좌) 가까이가 토스증권에서 이뤄졌다. 현재 토스증권의 고객의 70%이상이 MZ세대임을 감안할 때 신규 젊은 투자자 대부분을 이 회사가 흡수한 셈이다. 

    아직 MTS를 출시하지도 않은 카카오페이증권은 페이 플랫폼과 연계된 알포인트 펀드 투자 서비스 등을 통해서만 7월말 기준 5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핀테크 증권사들의 간편한 투자, 쉬운 투자 콘셉트의 서비스는 증권업계 전반의 간편 MTS 열풍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오투(오늘의 투자)앱을 선보였고 KB증권은 바닐라·마블미니·마블 등 숙련도에 따른 MTS 세분화 전략을,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MTS에 '이지모드' 기능을 통해 등 MZ세대를 공략한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전면 도입되는 주식 소수점거래 역시 핀테크 계열 증권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지 관심이 모인다. 

    올해 6월 현재 소수점 거래를 통해 이뤄진 누적거래금액은 신한금융투자 2억7000만달러(14만명)를, 한국투자증권 7억5000만달러(51만명)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소수점거래 앱 미니스탁 이용객의 75%가 20~30대 MZ세대일 만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가 주식시장에서 MZ세대 투자층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왔다는 점에서 소수점 거래에서도 새로운 판도를 이끌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MZ세대에서 더 적극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그동안 국내주식 매매에 국한됐던 토스증권으로선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그간 국내주식 거래만으로 MZ세대를 공략해온 토스증권으로선 해외주식과 소액 단위 주식 거래 시장을 동시 공략할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하게 되는 셈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자사 유저들 사이에선 그간 해외주식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다"면서 "이르면 10월께 본격적으로 작업해 4분기 내 해외주식 온주거래와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확대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 핀테크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을 시작으로 주식 소수점 거래 경쟁에 뛰어드는 만큼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다수 증권사들도 미래 큰손인 MZ세대 공략을 위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진출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이제 주식투자는 미래를 위해 꼭 해야만 하는 것이 됐고, 증권사 전략적 관점에서도 그들에 대한 대우가 달라졌다"면서 "주식 소수점 거래 시장은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갖춘 핀테크 계열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소수점거래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수수료 인하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한 증권사 출혈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비용면에서 민감한 연령층"이라면서 "온주 거래에 비해 소수점 거래 수수료가 높게 책정돼 있어 수익성이 나은 편이었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수수료 마케팅은 물론 각종 MZ세대를 공략한 상품 이벤트가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