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에 수익성 악화 예상되는 임인년, 변화·대응 강조"고객이 최우선…성장 전략은 고객 신뢰 증진"디지털 시대 발맞춘 혁신 거듭 강조…"MZ세대에게 새 경험 제공"
  • ▲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각사
    ▲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각사
    3년 차에 접어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은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고객 가치와 디지털 혁신을 화두로 내세웠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증시 호황으로 증권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했지만 올해는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투자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고객 신뢰를 강조하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고객 없이는 미래도 없다"…고객 신뢰 증진 방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새로움을 대하는 우리의 모든 판단 기준은 항상 고객에게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여느 CEO보다 고객 가치를 거듭 내세웠다. 그는 "(올해 금융환경은 지난해 만큼 밝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고객중심의 운영체계와 조직문화를 지속 유지해나간다면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하는 것이 새로움을 대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라고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정 대표는 "변화는 그에 맞게 대응하고 굴곡은 경험으로 남기면 될 일"이라면서 "올해에도 자본시장의 또 다른 역사를 함께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 더 바뀌겠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고객에게서 보람을 찾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양적·질적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선 고객과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가진 모든 투자 역량과 인프라를 동원해 단 한 명의 고객 자산도 방치되지 않도록 고객의 투자수익률 제고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투자와 운용에 근간을 둔 금융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개척한다'는 ESG경영 미션에 따라 비즈니스 전역에서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20년전 창업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에 준하는 2022년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전략 방향 중 하나로 고객 신뢰 증진을 꼽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시작한 RE:BOOT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가능성을 높인다는 마음으로 더욱 강력하게 실행해 기업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고객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 (내부통제 프로세스 실행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합심해 실천해달라"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으로 중무장…MZ세대에 새 경험을"

    증권업계 CEO들은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대대적인 혁신도 주문했다. 금투업계가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비단 올해만의 새로운 경향은 아니지만 MZ세대를 겨냥한 발언들이 눈에 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는 "증권업은 고객 구조가 크게 변화됐다. 과거 금융업에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주고객으로 영입되면서 철저한 혁신 마인드가 필요해졌다"면서 "이제는 '차별화'가 아니라 '혁신'을 모토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창 대표는 차세대 ICT시스템 설계를 통해 디지털 리딩컴퍼니로 도약할 것을 천명했다. 

    이 대표는 "빅테크와 협력을 넓히고 마케팅도 강화해 고객들이 우리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금융시장의 새로운 주인인 MZ세대에게 현실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하이브리드 경험을 다양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디지털·플랫폼 중심의 전략적 사업 확장과 조직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금융 선점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대표는 "빅테크와의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 경쟁 심화로 고객이 경험하고 기대하는 서비스 가치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단순한 거래수단이 아닌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주식 이용 고객 중심의 매체에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계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 및 UI·UX 제공 등 KB증권만의 차별적인 고객 경험 혁신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넘버원 금융투자플랫폼을 꼭 만들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유관기관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앞서가는 핀테크사들은 이미 증권형 토큰을 실제 발행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증권형 토큰은 중앙집중형 단일장부만을 운영하던 전자등록기관의 업무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현실적인 위협이자 기회"라면서 "증권형 토큰 플랫폼 구축 등 블록체인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는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 제도‧서비스를 선진화하고, IT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 투자자들의 거래편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