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러-우 전쟁 등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백종헌 “위기를 기회로”술·담배·도박 등 죄악주, 국민연금 성격에 부합하지 않아… 남인순 “ESG 고려” 국내 죄악주 중 KT&G에 8788억 집중 투자
  • ▲ 국민연금공단 본부 전경.
    ▲ 국민연금공단 본부 전경.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수익률이 –8%로 조사됐다. 또 국민 노후자금이라는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죄악주(Sin stock)’에 5조3000억원 가까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76조66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백 의원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등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각한 적자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주식은 65조1700억원, 채권은 20조5800억원 적자가 났다. 대신 대체 자산에서 9조900억원 수익이 있었다.

    백 의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려울수록 국민연금기금이 장기투자자로서 위기 상황을 투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비해 고물가 환경에서 수익률을 제고할 방안들을 강구해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수익률도 문제지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술, 담배, 도박 등 죄악주 투자에 집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죄악주에 대한 국민연금기금의 투자액(평가액 기준)은 지난 2월 기준 5조2925억원 규모였다”고 지적했다. 

    죄악주에 대한 국내 주식투자는 2017년 2조3796억원에서 작년 1조6117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 2월 1조6856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국내 죄악주 주식 투자액 중 52.1%(8788억원)는 KT&G에 집중됐다. 뒤를 이어 강원랜드(3932억원·23.3%), 하이트진로(2177억원·12.9%), 롯데관광개발(1024억원·6.1%)에도 거액이 투자됐다.

    국민연금은 해외에서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하이네켄, 디아지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앤하이저부시 인베브 등 술·담배·도박 관련 주식을 보유 중이다.

    남 의원은 “국민은 술, 도박,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수조원의 국민건강보험료와 병원비를 지출한다”며 “국민연금이 죄악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