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 반토막…합산 시가총액 62조 증발금리인상 충격 여파…실망스런 3분기 실적 더해 목표주가 줄하향…"이익 반등 시그널 보여야"
  •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 한파가 거세게 불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 기조로 돌아서자 산업 전반에 타격이 가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들 주가의 추세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고 수요 둔화, 인건비 및 마케팅 비용 증가, 금리인상 지속 등 대내외적인 요인들이 우선 해결돼야 주가가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2.87%(5000원) 하락한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카카오 또한 전일 대비 0.89%(450원) 내린 4만9850원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절반 아래로 하락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37만8500원에서 전일까지 55.4%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도 11만2500원에서 55.7%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이 기간 주가 하락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은 62조920억원에서 27조7243억원으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50조1500억원에서 22조1993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올해 들어 이들의 합산 시가총액이 62조원 넘게 증발한 셈이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통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이들은 각각 지난해 7월과 6월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며 비대면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 기조로 돌아서자 이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당분간 실적이 뒤따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25만3000원으로 약 27.7% 내렸다.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3분기 실적을 냈지만,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로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 사업 가치 산정방식 변경 및 사업 부문별 멀티플 하향에 따른 것”이라며 “포쉬마크 인수로 인한 내년도 수익성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또한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28만2000원에서 25만원으로 11.3% 내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쉬마크는 중장기적으로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가 기대된다”라면서도 “오는 2023년까지는 상당 수준의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달 중순 사상 초유의 먹통 사태를 겪었다. 3분기 실적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한 달간 카카오에 대한 목표가 하향 레포트가 25건 이상 나왔다. 

    KB증권은 최근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낮췄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피해 및 향후 비용 증가를 반영했다”라며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할인율을 상향 조정한 것이 목표주가 변경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또한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목표가를 하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에 대해 최근 두 달간 네 차례나 목표주가를 내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인한 브랜딩 광고업황 둔화와 화재 이슈로 인한 서비스 지연은 이익 반등 시기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며 “성수기 효과로 전 분기 대비 회복세는 나타나겠지만, 정체된 캠페인 수와 단가를 의미 있게 반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7%, 5% 하향 조정한다”라며 “경기 침체 및 매크로 환경과 무관하게 이익 반등 시그널이 확인돼야 하는 게 반등의 선결 조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