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우승 → 국내 꼴찌 추락우승 멤버 5명 이탈… 올해 성적 1승8패체크카드·적금 등 DRX 활용 상품 빛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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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e스포츠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메인 스폰서지만 육성 등은 구단에 미룬 채 마케팅 도구로만 활용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글로벌 e스포츠 구단 DRX와 메인스폰서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당시 관계자는 "금융·게임 관련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신한의 후원을 받은 DRX LOL팀은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세계 정상급 팀 T1을 꺾고 우승하면서 기염을 토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유행어까지 생겨났다.

    기념할만한 성적에 고무된 신한은행은 곧장 관련 마케팅에 나섰다.

    체크카드와 적금 등 DRX를 활용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신한 DRX 체크카드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Z세대의 소비 성향을 분석해 사용 빈도가 높은 간편결제와 소셜커머스, 편의점, 커피전문점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지난달엔 DRX 적금도 선보였다. 기본금리 2.5%에 우대금리 6.5%를 더해 최고 연 9%를 제공하는 파격상품이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은 ▲3월31일까지 적금 가입 시 1.0%포인트 ▲신한 체크카드를 보유하고 신한은행으로 결제계좌 지정 시 0.5%포인트 ▲LCK 시즌 성적에 따라 최고 2.0%포인트 ▲LoL 월드 챔피언십 성적(16강, 4강 진출 여부) 최고 3.0%포인트 등이다.

    문제는 1년만에 DRX의 성적이 급추락하면서 우대금리 옵션을 채우기가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지난해 세계 우승을 차지했던 DRX 멤버 6명(김건우·김태윤·김혁규·조건희·홍창현·황성훈) 중 조건희 선수(게임명 베릴)를 제외한 5명이 다른 구단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롤은 5명이 한 팀으로 경기하는 게임으로 승리하기 위해선 구성원의 조화가 중요하다. 급히 멤버를 충원한 DRX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올해 성적은 1승 8패로 리그 9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자연스레 성적에 따른 3% 인센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 됐다.

    DRX 김목경 감독은 "이전 팀에서 각자 성향이 강하다 보니 아직 합을 맞추고 있는 단계"라며 팀웍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신한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를 즐기는 미래 기반 고객에게 은행을 알리면서 DRX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만든 상품"이라면서 "단순히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리그에서 꼴찌를 해도 연 4.2%로 다른 적금 보다 금리는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국내 리그 꼴찌 수준인데 세계대회 우승을 우대금리 옵션으로 제시하는 것은 너무 먼 얘기"라며 의아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