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조선 경영진과 비공개 회동"사실상 실사"… 인수합병설 고개 수직계열화 염두… 사업성 등은 숙제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케이조선(STX조선해양)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선업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 업계 강자인 HD한국조선해양 추격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실무진들은 최근 케이조선 진해조선소를 방문해 경영진들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인수합병 등을 포함해 조선사업과 관련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조선소 특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으로 사실상 현장 실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조선업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오션 관계자들이 최근 케이조선 경영진들과 미팅을 진행했다"며 "다양한 얘기들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케이조선의 전신인 STX조선해양으로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다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기업회생 절차를 거쳐 지난 2021년 케이조선으로 이름을 바꿨다.

    케이조선의 주력 선종은 5만t급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탱커)으로 LNG, 암모니아,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케이조선을 한화오션의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김동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곳으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 이후 조선업을 키우는데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주력 사업인 방산을 제외한 상선 사업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최근 모습은 다르다. 

    조선업 전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HSD엔진까지 품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까지 한식구로 맞이하며 선박용 디젤 엔진부터 친환경 엔진까지 탄탄한 엔진 라인업과 초대형 LPG 운반선 건조까지 조선업 밸류체인을 완성한 상태다.

    여기에 중형선박 건조 능력까지 갖춰지면 조선업 수직계열화 완성은 물론 상선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HD한국조선해양과 비등한 또 하나의 조선그룹 탄생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의 대형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군함 유지·보수(MRO)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케이조선을 고려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조선산업의 경우 중국의 진입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미래도 불확실해 한화오션이 실제 인수까지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케이조선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