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총 개최, 사외이사 3인 재선임 관전 포인트소액주주·노조, '낙하산 인사 방지' 등 정관 요청 전망수장 부재, 사내이사 의안 폐기... 경영전략 등 중요 안건 빠진 아쉬움도
  • KT 운명을 결정짓는 정기 주주 총회의 날이 밝았다.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여부를 둘러싼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다만, 차기 대표이사(CEO) 의안이 폐기된 데다가 이사진 전원 교체가 예상되면서 사실상 반쪽짜리 총회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KT는 31일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41기 KT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급지급규정 개정 등 안건을 다룬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안건은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 3인의 선임의 건이다. 이들은 이날로 임기가 만료되면서 주총에 재선임 안건이 올라갔지만,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7.79%)은 사외이사 3인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12%) 역시 이들 중 표현명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 기관인 ISS도 이들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상태다. 

    사외이사 3인이 부결될 경우 KT는 김용현 사외이사 1명만 남게 된다. 이는 상법이 정하는 사외이사 충족 인원수도 채우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이들의 재선임 안건이 주총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 책임과 차기 대표이사에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소액 주주와 노조 대응도 관심사다. 소액 주주들로 구성된 네이버 카페에서는 '낙하산 인사 방지' 정관의 구체화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노조는 주총장에 참석해 경영 정상화를 촉구할 방침이다.

    다만, 윤경림 사장이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해당 안건은 다뤄지지 않는다. 윤 후보의 사퇴로 그가 추천했던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후보 자격이 자동으로 사라지면서 해당 의안도 폐기됐다. 구현모 전 대표도 사퇴를 표명하면서 이날 주총 의장은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하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맡는다.

    업계에서도 이날 KT 주총에서 사내이사 안건이 다뤄지지 않는 점에서 중요한 알맹이가 빠졌다는 분위기다. 당초 윤 후보를 지지하는 소액주주·외국인투자자와 반대하는 대주주(국민연금·현대자동차 등)의 기싸움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KT가 초유의 수장 부재에 직면하면서 본게임이 열리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 재선임 여부가 이날 주총의 관전 포인트"라면서도 "KT 차기 CEO 안건이 빠지면서 향후 경영 전략 등을 알 수 없게된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