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옴텍‧틸론 등 상장 주관 과정서 각종 잡음 일으켜금감원으로부터 잇단 신고서 퇴짜…주관사 역량 물음표기업금융 부문 수수료 감소세…반등 물꼬 찾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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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순위 반등을 노리고 있는 키움증권이 부침을 겪고 있다. 회사의 경영 목표를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으로 삼았지만, 이에 걸맞지 못한 역량을 연일 보이면서 IB 사업 강화에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대표 주관을 맡은 다수의 기업이 잇달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키움증권의 IPO 주관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책임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상반기 꿈비, 샌즈랩, 프로테옴텍 등의 대표 주관으로 3개 IPO 딜을 완료, 560억원의 누적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 상위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순위다.

    그러나 키움증권이 주관을 맡은 다른 기업들의 상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다수가 정정신고서 제출 절차를 밟으며 상장 일정이 미뤄지거나 철회됐다.

    지난달 16일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기업 프로테옴텍은 IPO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5월로 예정돼있던 상장 예정일이 6월로 미뤄졌다. 

    프로테옴텍은 특히 저조한 실적 및 고평가 논란, 부실한 재무 상태, 오버행 리스크,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 저하 등 다양한 이슈에 맞물리면서 35대 1이라는 처참한 일반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 사이버위협 인텔리전스(CTI) 기업 샌즈랩도 기재사항 추가 및 보완을 위해 한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상장 일정이 한 달 정도 미뤄졌다. 상장 직후 유상증자 논란이 일었던 유아용품 제조업체 꿈비도 비슷한 이유로 한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여기에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던 틸론이 금감원으로부터 3차례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고 결국 상장을 포기하면서 키움증권의 주관사 역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틸론의 경우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최백준 전 대표의 배임 가능성 문제, 뉴옵틱스와의 상환금 청구 소송 문제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면서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틸론과 키움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세 번째 정정신고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무리하게 IPO를 강행하면서 더 큰 피해를 낳았다. 

    틸론은 지난 17일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직후 홈페이지에 다음날인 18일까지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단행하겠다고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결국 18일 당일 해당 공지를 내리고 상장 철회를 결정한 20일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회사 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틸론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날에도 11%대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하고 있었음에도 키움증권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틸론이 상장에 실패하면서 회사 IPO 부문의 평판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IPO본부 관계자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비단 키움증권이 주관한 기업들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겪은 이슈"라면서도 "세 차례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거나 정정 요구를 받는 것은 절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틸론의 경우 처음부터 철회 마무리 단계까지 모든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당초 업계에선 해당 회사에 대해 제기했던 의구심이 상당했다"라며 "이정도까지 준비가 안 된 기업이 IPO를 진행할 생각을 했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을 무리하게 상장시키려다 기존 주주들에게만 더 큰 피해를 준 셈"이라며 "최악의 선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IB 사업 강화의 꿈을 키우던 키움증권이 과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한다. 실제 회사는 IB, 자산관리(WM)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으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회사의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쪼그라들고 있다. 

    작년 1분기 465억원을 기록했던 회사의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같은 해 ▲2분기 424억원 ▲3분기 355억원 ▲4분기 141억원 등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245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분기별로 500억원대 수수료 수익을 냈던 지난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 확대에 따라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수탁수수료는 양호할 전망"이라며 "다만 기고 효과에 따른 수익증권수수료 감소와 부동산 관련 신규투자 축소로 IB, 기업금융 수수료는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2분기 키움증권의 기업금융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25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