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비중 80.7% → 77.0% → 73.1%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 오히려 올라 당장 싼 이자 골랐다가…총 이자부담 더 커질 수도
  •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달 연속 상승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주택시장이 일부 회복하면서 금리 고점론까지 겹쳐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진 결과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류가 잠재돼 있는 데다 시장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차주의 이자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80.7%에 달했던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5월 77.0%→6월 73.1%까지 하락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대출 비중 감소는 차주의 변동금리 선택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기간동안에는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월 2조2964억원 → 5월 4조1557억원 → 6월 5조 8296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소비자들이 고정형이 아닌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일차적 이유는 당장 금리가 더 저렴한 데 있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주요 주담대 상품 금리는 연4.05~6.69%에 분포돼 있다. 각 은행의 최저금리는 대부분 혼합형(금융채 기준 5년 고정금리 후 6개월 변동금리 적용)이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공급하고 있는 기록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고정금리 대신 신규COFIX 6개월의 변동금리 상품과 혼합형 금리만 제공하고 있다. 변동금리는 연 4.06~6.82%에, 혼합금리는 연 3.82~6.52%로 제공된다. 

    소비자들이 고정형 금리를 꺼리는 이유는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있다. 우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 들어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고점론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형 주담대 상품은 통상 6개월 단위로 금리가 재조정되는데 한은이 금리를 낮출 경우, 주담대 금리도 이후 내려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 흐름은 이러한 공식을 비껴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주담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결과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상품 상단이 6%를 넘어서며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당장은 주담대 상품의 변동금리 이자가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30년이상의 장기 대출 상품인 만큼 금리 안정성을 고려해 고정형 금리상품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