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SK 편입후 10여년 지속 투자"남들 캐팩스 10% 줄일때 우린 늘려"젠슨 황 등 글로벌네트워크 적기에 빛 발해기술력 더해진 삼박자… AI반도체 선점
  • ▲ 지난달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황 CEO를 만난 최태원 SK회장 ⓒ최태원 회장 SNS
    ▲ 지난달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황 CEO를 만난 최태원 SK회장 ⓒ최태원 회장 SNS
    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면서 앞서 10년 넘게 이를 지원한 최태원 SK 회장의 선구안이 재조명되고 있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시장을 선도하는 HBM과 같은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전날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AI 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밝히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이를 지원한 최태원 회장의 투자 뚝심과 선구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이날 간담회에서 "AI 반도체 경쟁력은 한순간에 확보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지난 2012년 이후 메모리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고 이 과정에서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HBM에 대한 투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0년 넘는 시간 동안 SK하이닉스가 경쟁사를 압도하는 HBM 기술력을 키울 수 있었던 비결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이다. 곽 사장은 12년 전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되던 시기에 다른 기업들이 업황 악화로 투자를 10% 이상 줄일 때 SK하이닉스는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결정을 했던 것이 오늘날 AI 반도체 리딩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이처럼 지난 10여 년간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 AI 시대를 맞아 결실을 맺었다는데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도 최 회장이 당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구안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 덕분에 상당한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곽 사장은 "전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결정들이 일어나며 구성원들의 사기도 재고됐다"고 표현했다.

    하이닉스 인수 이후 최 회장은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인재 확보 등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더 큰 수확을 기대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일도 유명한 일화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나가는 과정에서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에도 힘이 실린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다졌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SK하이닉스 HBM의 핵심 고객사이기도 하다. 젠슨 황과의 만남 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길에서 HBM과 SK그룹을 직접 세일즈해 눈길을 끌었다.

    곽 사장도 이와 관련해 "HBM은 우리 혼자만 하는 사업이 아니라 고객과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글로벌 협력 과정에서 최 회장의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 및 협력사와 잘 구축돼있고 그게 곧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