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흐름, 中 부동산 리스크 첩첩환율, 물가, 가계대출, 경기 우려도 점증'5연속 동결' 만장일치 전망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미 간 기준금리가 2%p 벌어진 가운데 미국의 긴축흐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가계부채까지 급증하는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산적하지만 경기 부진 우려가 무엇보다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부동산 리스크로 인한 수출 하락 등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까지 나와 결국 5연속 동결로 수렴할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회의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 금리 수준은 3.5%로 지난 1월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 수준을 묶어왔다. 


    ◆ 중국 부동산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시장에선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중국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이후 중국내 부동산 경기 악화가 금융권으로 빠르게 전이되며 중국 경기 흐름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중국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수출 회복을 노렸던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2억1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 10개월째 내리막길이다. 국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미국(15%)보다 영향력이 높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든 점도 한은의 금리 동결을 돕는 요소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7.9%로 고점에 도달한 뒤 지난달에는 2.3%까지 내려 앉았다. 또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물가 수준도 3.3%까지 하락하며 물가 상승세가 잦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수입물가 상승 → 소비자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 ◆ 긴축 고삐 쥔 美… 가계부채 증가 첩첩산중

    한은의 '동결' 선택은 쉬운 길은 아니다. 금리 인상요인이 국내외적으로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 정책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7월 회의록에서 연준 위원 상당수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뜻을 모았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고용을 바탕으로 강력한 소비가 잇따르면서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한 번 더 억누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연준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 한국과 근리 격차는 2.25%까지 벌어진다. 이 경우 국내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8.3원) 보다 1.7원 오른 1340원에 개장했다. 중국발 위기 속 미국 채권값이 급등하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달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양상이다. 

    넉달 째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도 고심거리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43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우자 한은의 '고금리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데 0.1~0.2%p 하향 조정할 것이란 예상이 뒤따른다. 동시에 중국 경기 불안을 지표에 반영하기는 이른 만큼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서 올해 성장률로 1.4%를 제시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최근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중국의 경기 불안 등을 감안할 때 동결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8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중국 부동상 경기 불안이 미치는 영향을 아직 평가하기 이른 만큼 성장률 하향으로 바로 반영하진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