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열고 의결… 에너지분야 경력 없어 전문성 우려한전 부채 200兆 돌파… 25.7兆 규모 자구책 이행도 관건
  •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신임 사장.ⓒ한국전력공사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신임 사장.ⓒ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는 18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동철 전 국회의원을 제22대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요식 절차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김 신임 사장은 지난 1961년 설립한 한전의 62년 역사 중 최초의 정치인 출신 사장이다.

    1955년 광주 출생인 김 신임 사장은 광주제일고등학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광주 광산구를 지역구로 삼아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제 17~20대 국회의원을 연임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2014~2015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2015~2016) 등을 맡았다.

    지난 제20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후보특별고문 겸 새시대준비위원회 지역화합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대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수행했다.

    일각에서는 김 신임 사장의 전문성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그가 4선 의원으로서 정치권에서는 역량을 인정받은 인사지만, 에너지 분야의 경력은 없어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전 역사상 첫 정치인 사장이라는 점도 이를 부추긴다.

    한전은 사상 최대의 적자난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 원에 달한다. 부채가 2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재무 여건이 어려워 내년 신규 한전채 발행 규모도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총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지만, 적자 폭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의 새 수장은 적자난을 해소하고 재무를 정상화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셈이다. 다가오는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 결정이 첫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전이 제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를 검토해 이달 21일 4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여건 상 인상 필요성은 여전하지만, 내년 총선이 머지않았다는 점과 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인상 단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승일 전 사장은 임기 동안 적자가 크게 불어났다는 이유로 정치권의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오다가 지난 5월19일자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