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5% 육박… 역마진 위기5대 카드사 순익 18.6% 감소연체율 상승에 충당금 적립도 늘어상생금융1 1조8000억도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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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에서 보험사까지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으면서 카드사도 긴장하고 있다. 높은 조달금리와 낮은 가맹점 수수료 등의 이유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는 예년보다 최대 2개월 앞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할 예정이다. 인하 폭은 최대 2%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시작으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조치다.

    교보생명도 내달 1일 상생금융을 발표한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5년 만기 금리 연동형 자축성보험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주로 시중은행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이자 캐시백', 에너지 생활비·통신비 등 100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신한은행도 1050억원 상당을 투입해 소상공인과 청년 자영업자를 상대로 이자 캐시백을 제공하고 대출중개 플랫폼 개발 등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상생금융 바람이 확산하자 카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서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리볼빙 수수료율 인하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예상도 있다. 리볼빙을 제공하는 7개 카드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연 최대 약 18%에 달한다.

    그러나 실적이 좋지 않아 상반기에 준하는 상생금융을 출연할 여력이 없다는 목소리다. 상반기 우리카드는 2200억원, 현대카드 6000억원, 신한카드 4000억원, 국민카드 38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등 카드업계에서만 총 1조83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지원한 바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1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411억원에 비해 18.6%(3241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가 5%에 달하면서 조달비용이 급격하게 늘었고 연체율이 오르면서 충당금 적립 규모도 커진 영향이다. 5개 카드사의 3분기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1.34%로 전년 동기 대비 0.53%포인트 올랐다. 

    삼성카드가 1.10%로 연체율이 가장 낮았고 그 뒤를 ▲KB국민카드 1.22% ▲신한카드 1.35% ▲우리카드 1.36% ▲하나카드 1.66% 순으로 이었다.

    카드업계에서는 평균 연체율 1.5∼1.6%가 '위험수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 금리 등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만큼 곧 '위험수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연체율 상승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상승,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등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크게 늘었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3분기 누적 기준 대손충당금은 ▲신한카드 6381억원 ▲삼성카드 5617억원 ▲KB국민카드 5205억원 ▲하나카드 3923억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KB국민카드가 94.9%로 가장 크게 늘었고 삼성카드 89.9%, 신한카드 72.9%, 하나카드 59.1%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달 25일 '2024년 금융산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향후에도 연체율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과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면서 "조달비용 및 충당금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