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온스당 2018.21달러 찍으며 지난 5월16일 이후 최고가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안전자산 수요 증가도 영향 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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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바.ⓒ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에 다가서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이날 장중 한때 전장 대비 17.39달러(0.869%) 올라 온스당 2018.21달러를 찍었다. 지난 5월16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5분 현재 2010.40달러로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금값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던 지난해 9월 1614.96달러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올해 5월 2062.99달러까지 반등했다가 지난달 초 1810.51달러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 금값은 2020년 8월 2089.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 금값이 뛰는 것은 미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끝났다는 시장과 투자자의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2%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소비를 부채질했던 탄탄한 고용시장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11월 미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하위항목 중 고용지수는 49.8을 기록했다.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이에 고용시장 냉각 징후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연방기금(FF) 금리 움직임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프로그램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이 다음 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달과 내년 1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은 각각 97.0%, 87.0%로 높다. 더 나아가 내년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쯤으로 본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73 하락한 103.330으로, 지난 9월1일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불안한 국제 정세도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가자지구에 일시 휴전이 이뤄지면서 인질이 석방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군이 오는 27일(현지시각) 가자지구의 휴전이 종료되면 하마스에 지상, 공중 공세를 재개하라는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휴전이 길게 연장될 가능성이 작다고 26일 보도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다음 달 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공개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10월 PCE 가격지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시장 관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