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공식화… 3년째 답보"결정된 사항 없다" 공시만 되풀이르노 실적 부진에 배당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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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카드가 르노코리아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힌 지 3년째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매각이 진전을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3대 주주인 삼성카드는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기준 르노코리아 지분 13.13%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021년 8월 매각 의사를 밝히고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배포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금까지 삼성카드는 관련 규정에 따라 6개월에 한 번씩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나, 결정된 사실이 없다"라는 공시만 반복하는 상황이다.

    르노코리아는 1995년 '삼성자동차'로 출범했지만, 외환위기로 2000년 르노그룹으로 매각된 뒤 이름을 르노삼성자동차로 바꿨다. 삼성그룹과 르노그룹은 2020년 만료된 브랜드 사용권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2년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합의한 후 지난해 회사명에서 삼성을 떼어내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바꿨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확보해 삼성카드를 제치고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리자동차가 르노코리아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삼성카드의 지분은 당초 19.9%에서 13.13%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 지분 매각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르노그룹과 지리자동차는 각각 르노코리아의 52.85%, 34.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삼성카드 지분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없어 다른 대주주가 매입할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실적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4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6%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차가 없는 르노코리아는 내수, 수출 동반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며 "올해 완성차 5개사(현대·기아·한국GM·KG·르노) 중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실적과 함께 르노코리아로부터 받는 배당금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5년 결산 배당은 ▲2018년 309억원 ▲2019년 97억원 ▲2021년 23억원 ▲2022년 132억원 수준이다. 2020년에는 르노코리아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배당을 시행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의 성장성에 한계를 확인한 시점에서 삼성카드의 지분을 인수할만한 상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