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號 기업 구조조정 존재감HMM 6.4조 매각… 시장 기대치 부합골칫거리 쌍용차·대우조선도 정리'항공빅딜' 가시권… '매각 5수' KDB생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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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산업은행이 강석훈 회장 취임 이후 '기업 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시작으로 올해는 '부실 공룡'으로 전락한 대우조선해양을 무려 22년 만에 매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최근에는 HMM 인수 경쟁을 흥행시켜 6조 4000억원에 달하는 준수한 매각 가격을 이끌어냈다.

    이제 산업은행의 남은 과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이른바 '항공 빅딜(아시아나+대한항공 합병)'과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다. 

    항공 빅딜의 경우 내년 2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내년 중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KDB생명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당분간 매각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 18일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 해운 계열사로, 하림은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HMM 인수전에 나섰다. 하림 측은 HMM 지분 57.9%에 대해 인수가는 6조 4000억원을 제시해 경쟁자인 동원그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 2016년 출자전환을 통해 HMM 최대주주에 오른 산업은행은 HMM이 코로나19를 계기로 2020년 흑자전환, 2021년과 지난해 각각 7조 4000억원과 10조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내자 올해를 민영화 적기로 판단하고 지난 3월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삼성증권, 삼일PwC, 법무법인 광장으로 매각 자문단을 꾸리고 7월 매각 공고를 게시한 뒤 8월 예비입찰, 지난달 본입찰을 거쳐 이번 달에 하림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불과 9개월 만에 6조원이 넘는 매각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킨 셈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골칫거리였던 쌍용차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성공하며 오랜 숙원을 이뤘다. 작년 6월 강석훈 회장 취임 이후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회장은 그간 지지부진했던 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신속 매각' 원칙을 세우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에 지난 22년간 무려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한화그룹에 넘기는데 성공했고, 10년 이상 걸렸던 쌍용차 정상화 작업도 작년 8월 KG그룹을 투자자로 유치하며 마무리 지었다.

    이제 산업은행에 남은 과제는 아시아나항공과 KDB생명 매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EU 경쟁 당국이 내년 2월 14일 전까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혀 합병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의 합병 승인을 받으면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의 허가만 받으면 된다. 이에 업계에선 이르면 내년 중 매각 작업이 완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KDB생명 매각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옛 금호생명을 인수해 KDB생명으로 사명을 바꾸고 올해까지 총 5번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특히 올해는 하나금융그룹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그 어느 때보다 매각 성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하나금융측이 막판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