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관리권역법' 실시, 디젤트럭 신규차량 등록 금지현대·기아 수송용 LPG 신차 선봬, 기존 디젤차 수요 흡수LPG업계 "LPG 1t 트럭 흥행, 수익성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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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LPG협회
    수송용 LPG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부터 디젤 기반의 택배 화물·트럭·봉고차들이 LPG 차량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던 SK가스·E1 등 공급 업체들은 실적 반등에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개정된 '대기관리권역법'이 시행됨에 따라 1t(톤) 경유 트럭이 단종된다. 법안의 골자는 소형 택배화물차와 어린이 통학차의 경유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고, LPG와 전기 등 친환경차만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연간 약 15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1톤 트럭의 주력 차종들은 점차 LPG로 바뀔 전망이다.

    정부는 LPG 트럭 확산을 위해 지원책을 내놨다. 운행하던 디젤차를 폐차하고 LPG 트럭을 신규 구입하는 경우 정부의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을 통해 최대 900만원(신차구입 보조금 100만원,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금 최대 80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PG 트럭을 비롯한 3종 저공해차량에 전국 공영주차장(30~50%)과 공항 주차장(20~30%) 이용료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정책에 발 맞춰 현대자동차는 이미 'LPG 2.5 터보 엔진'을 탑재한 1톤 트럭 '2024 포터 2'를 출시한 상태다. 기아도 터보 LPG 엔진을 탑재한 '봉고 3' 1톤 트럭을 시장에 내놨다. 1.2톤 트럭도 LPG로 변경하고 자동변속기를 확대 적용했다.

    '1톤 트럭'의 대표 모델들이 모두 LPG로 교체되면서 사실상 디젤 차량은 시장에서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포터·봉고 LPG 모델 합산 계약대수는 출시 일주일만에 3만대를 넘어섰다. 향후 트럭 시장에 LPG 모델이 확산되면 줄었던 수송용 LPG 수요는 자연스레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수송용 LGP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2013년 4010톤에 달했던 수송용 LPG는 2014년 3700대 톤으로 떨어졌다. 2020년부터는 2000톤대로 급감하더니 2022년까지 감소세를 탔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LPG 소비량은 792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837만8000톤) 대비 5.4% 줄었다.

    수요 자체가 없다보니 LPG 공급 업체인 SK가스·E1 등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가스의 매출은 1조7201억원, 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E1은 매출은 8.6% 줄어든 1조8395억원을 기록했으며 1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들은 정책 자체에 큰 변화가 일은만큼  LPG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SK가스는 택배업계와 LPG 1톤 트럭 물류 생태계 공동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업계 최초 LPG 1톤 트럭 멤버십을 출시했다. E1도 전국 LPG 충전소에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충전 서비스를 확충했다.

    석유화학용 LPG 업황도 좋아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자 LPG가 대안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LPG가 나프타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어 판매 증대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기 택시 보급의 증가로 LPG 택시 수요가 줄어 업체에서는 수익 악화 우려가 커졌지만 LPG 트럭 등장으로 수송용 LPG 시장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LPG 1톤 트럭의 흥행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