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 과도히 반영"…증시 조정 지속LG전자·삼성전자 등 4분기 실적 발표 예정 빅테크 1분기 가이던스도 중요…추가 실적 개선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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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새해 들어 2500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추가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 기업 실적에 증시 향방이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91% 하락한 2578.0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상승으로 2670선까지 다가섰던 코스피는 다시 2500대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지수(-0.5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52%), 나스닥 지수(-3.25%)도 1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경계감이 증시를 압박한 탓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통화)정책은 한동안 제약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재확인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해 들어 미국 증시의 연이은 하락은 그동안 낙관론에 치중했던 금융시장에 일격을 가했다"며 "연준의 피봇 기대가 이제는 과도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금융시장은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라는 국면을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는 4분기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상승랠리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실적이 뒷받침한다면 조정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시장에선 4분기 기업실적 전망을 소폭 낮추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72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42조5629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42조9957억원)보다 1% 줄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하루 차이로 발표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 LG전자는 이보다 하루 앞선 이날 오후 발표가 유력하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상반기 내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며 LG전자에 밀렸지만 3분기 들어선 개선세로 접어들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원으로 올려잡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른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계기로 기업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기업실적이 개선하기 위해서는 매출액 성장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이번 실적 시즌에서는 영업익보다는 매출액 성장 여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오는 12일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BofA,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들과 블랙록, 델타항공 등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오는 24일 테슬라,  25일 애플, 31일 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이들 기업은 4분기 실적 만큼이나 올해 1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올해 1분기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이 주가를 끌어내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일회성 비용을 연간 실적에 반영함에 따라 어닝쇼크가 나타나는 시기고 4분기 실적시즌이 진행되는 1~3월 기간에는 통상적으로 당해연도 실적 전망치도 함께 하향 조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 평균적으로 4.8% 가량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한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연준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