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테마주 디티앤씨알오, 거래소 투자경고 뚫고 上주요 정치 이벤트마다 급등락 반복…"투자 유의해야"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서성진 기자
    올해 4월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주식시장 내 정치 테마주들이 활개 치고 있다.

    굵직한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주들은 이슈가 사라지면 대부분 급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동훈 전 장관 테마주로 불리는 디티앤씨알오는 거래제한폭인 전 거래일 대비 29.79%(5600원) 오른 2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테마주로 묶이는 디티앤씨(10.90%)와 원익큐브(4.45%)도 상승 마감했다.

    디티앤씨알오는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화학물질 및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비임상 및 임상시험에 용역을 제공하는 풀서비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재직 중인 이성규 이사가 한 전 장관과 서울대 법대, 미국 컬럼비아 로스쿨 동문이란 점에서 시장에서는 한동훈 테마주로 묶이며 급등세를 이어왔다. 디티앤씨는 디티앤씨알오 지분 41.2%를 보유한 모회사로 시장에서 덩달아 주목받았다.

    디티앤씨알오는 앞서 지난 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받았다. 투자경고 종목 지정일 이후 2일간 주가가 40% 이상 오르고, 지정일 전일보다 종가가 높으면 매매가 정지될 수 있다.

    이른바 '한동훈 테마주' 외 정치 테마주로 엮이는 주가들도 최근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 '이재명 테마주'로 여겨지는 동신건설은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소식이 알려지자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29.99%)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테마주로 분류된다.

    같은 날 에이텍, 이스타코, 형지I&C 등 이 대표 관련 테마주로 언급되는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이밖에 이낙연 전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남선알미늄과 남선알미우(우선주)도 연일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남선알미늄의 경우 이 전 대표의 친동생인 이계연 씨가 삼환기업 비상임 고문을 맡고 있는데, 남선알미늄이 삼환기업과 같은 SM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이낙연 관련주로 인식된다.

    정치 테마주는 전 국민적 이벤트인 선거철만 되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슈다. 특정 정치인과 인맥, 학연 등이 주목받으며 테마주로 묶인다.

    다만 실제 해당 정치인과 회사의 인연이 경영상 이점으로 나타난 경우는 드물고, 선거가 끝나면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아 투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매년 등장하지만,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유불리가 반영되기보단 해당 정치인이 화제의 중심에 섰을 때 주가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주로 중‧소형주인 정치 테마주 특성상 불공정거래의 대상이 되기 쉽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정치 테마주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 엄단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신년사에서 "정치 테마주, 사기적 부정거래와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단해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되도록 정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