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어기면 보조금 배제예외 인정 비율·시기 온도차일본 파나소닉 여유… "5% 미만"대비 늦은 현대차·LG엔솔 "비중 10% 미만"으로SK온 "2027년부터"
  • ▲ 바이든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 바이든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산 광물을 배제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도입한다. 의견수렴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보다 규제 기준 및 도입 시기를 더욱 강하게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부터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에 중국산 광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

    중국산 광물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미국 정부는 예외 조항을 둘 예정이다. 중국산 광물이라도 배터리 총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low-value) 광물에 한해서는 일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가치가 낮은 광물은 워낙 추적이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은 지난 18일 미국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기준으로 ”5%·2025년 이후”를 제시했다. 중국산 광물이더라도 배터리 내 핵심 광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이면 이를 허용하고, 2025년 이후부터 규제를 시행하자고 제안한 것.

    파나소닉은 의견서에서 “전해질 첨가제에 들어가는 리튬, 바인더에 들어가는 형석은 배터리 핵심 광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이라며 예외 조항 적용을 제시했다.

    반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파나소닉보다 더 느슨한 기준을 요구했다. 양사는 파나소닉과 같은 날 제출한 의견서에서 기준으로 “10%”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10%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의견서에서 “한미FTA 6.6조를 보면 관세 기준 변동 시 품목 가치의 10%를 차지하는 원료가 변동된 관세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충족된 것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10%를 제시하며 특히 양극재 핵심 소재인 코발트,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에 예외 규정을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10%에 대한 근거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사와 1, 2단계 (원재료) 공급사는 통상적으로 계약 관계가 아니다”라며 “원산지 정보 등 이들로부터 협조를 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extremely difficult) 거의 불가능(almost impossible)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격한 반응은 파나소닉이 “어렵다(difficult)”는 절제된 단어를 쓴 것과 대비된다.

    한편 SK온은 아예 규제 적용 시기를 2025년이 아닌 2027년으로 2년 늦춰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인데, 비중국 흑연 공급사를 확보하고 중국 외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최소 3~4년이 걸린다고 호소했다.

    SK온은 “새로운 흑연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더라도 비중국 음극재 제조사들은 북미 수요를 3분의 1정도 밖에 맞추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최소 일본 파나소닉의 기준을 따라가야 미국 정부의 불똥을 피할 수 있다”며 “현대차가 테슬라와 경쟁 관계에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