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 주주총회 정관에 회장·부회장 직 추가글로벌 사업 확대로 직급 체계 유연하게 할 목적"누가 맡을 지 정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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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양행 제공
    오너가 없는 대표적인 제약사 유한양행이 글로벌 50대 제약사 도약을 위한 기업 위상 제고에 나선다. 창립 이후 처음 공식적으로 ‘회장·부회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역대 3번째 회장에 누가 오를 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오는 3월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 직을 신설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관 제33조 제2항에 이사회 결의로 회장, 부회장을 선임할 수 있게 수정한다. 그러면서 이사 중에서 사장 등을 선임할 수 있었던 것에서 '이사 중에서' 표현을 삭제해 이사가 아닌 인물도, 외부인물도 회장·부회장을 맡을 수 있게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1926년 창립한 이후 유한양행에서 회장직을 맡은 인물은 창업주 유일한 회장과 유일한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연만희 전 고문(1993년~1996년)뿐이다.

    유한양행은 대표적인 오너없는 제약사다. 최대주주가 공익재단인 유한재단으로 15.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공단이 10.05%, 유한학원이 7.73%를 들고 있고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자사주 비율은 8.52%, 소액주주 비율은 47.42%다.

    유한양행 측은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회장과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사 도약을 목표로 세울 정도로 성장했고 조직이 커짐에 따라 그에 걸맞은 직위가 필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사업이 글로벌로 확대되면서 직급 체계를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회장·부회장 직을 신설하는 것이다”면서 “누가 맡을 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85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 매출 2조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올 연말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의 호아킨 두아토 CEO는 렉라자의 매출로 연간 50억달러(6조6595억원)까지 기대하고 있다. 업계서는 유한양행이 8~10%의 로열티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어 매년 최대 6660억원의 로열티를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유한양행은 조 사장과 김열홍 R&D 총괄 사장, 이병만 경영관리 부사장, 이영래 생산본부장 부사장,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부사장, 임효영 임상의학본부장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이영미 R&BD 본부장 부사장 등 2명의 사장과 6명의 부사장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