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서 공모가 최상단 8만3400원 확정 25~26일 일반청약 흥행 가능성 커져케이뱅크, 일진제강 등 대어급 IPO 열기 확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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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공모주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공개(IPO)가 이름값에 걸맞는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공모주 시장을 중소형주가 주도했던 만큼 HD현대마린솔루션을 시작으로 대어급 열기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박 사후관리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한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최종 공모가를 공모가 최상단인 8만3400원으로 결정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7423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이다. 수요예측에는 국내 대형연기금과 해외 주요 큰손 등 2021곳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201.13 대 1로 집계됐다. 참여 기관의 93.5%가 공모가 상단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만큼 수요예측 분위기는 뜨거웠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공모가를 희망밴드를 상단으로 확정한 건 올해 1분기 IPO를 마친 기업 28곳 모두 공모가 '상초(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를 결정해 과열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린 시장친화적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국내 코스피 IPO 기업들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한 전례도 없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만큼 이날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일반청약 역시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올해 대어급 IPO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업계에선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려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흥행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시장에선 다른 대어급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대어급 공모주들의 상장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것과 달리 케이뱅크, SK에코플랜트나 LG CNS, 컬리 등 주요 기업들이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

    케이뱅크는 오는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고도 시장 여건 악화로 상장 철회를 택한 케이뱅크는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일진제강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달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현대오일뱅크,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11번가, 야놀자 등 조단위 대어급 기업들의 증시 상장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우호적인 경기 사이클과 기업 여건을 고려하면 올해 IPO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금리 인상 사이클과 연중 지수 부진으로 미뤄진 IPO 계획이 연내 시행될 수 있는 점도 연내 IPO 시장 확대를 전망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다만 IPO 시장이 과열된 만큼 HD현대마린솔루션을 기점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2023년 실적 기준 단순 밸류에이션은 30배 수준으로 다소 높다"며 "IPO시장이 1분기 수요예측 기업이 모두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할 만큼 뜨거운 분위기였지만 통상적으로 조 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IPO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많아 공모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