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역외위안 환율, 189원대 … 작년 7월보다 14원↑엔화 가치 약세 두드러져 … 올해 들어 8.57%쯤↑中 여행 예약자 증가 … 韓·日 여행 준비 모두 10%P↑"미국 금리인하 … 중국의 강한 경기 부양의지가 작용"
  • ▲ 명동거리 ⓒ뉴시스
    ▲ 명동거리 ⓒ뉴시스
    최근 미국 달러화 강세로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중국 위안화 대비로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에 한국과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원·역외위안 환율은 이날 기준 189원대로 집계됐다. 원·역외위안 환율은 2020년까지 175원 아래에서 움직이다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던 2022년 200원을 넘긴 적이 있지만 이후부터 작년 7월까지는 175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엔화 가치의 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역외위안 환율은 올해 들어 8.57% 정도 올랐다.

    원·역외위안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품 가격 상승과 함께 물가도 오를 공산이 크다. 이에 지난 17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 재무장관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의를 열고 원화와 엔화 가치의 하락을 인지하고,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반면 원·역외위안 환율이 높아졌을 때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이 경우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보다 커지면서 통상적으로 수출 증가 효과가 생긴다. 아울러 한국인이 중국 여행을 갈 때 환전에 불리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5월 중국의 노동절 연휴(1∼5일)를 앞두고 중국인들의 여행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율 상승과 항공운임 하락에 따라 한국·일본으로 가려는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BI와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가 지난 8∼12일 중국인 11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월까지 해외여행을 예약한 응답자는 58%에 달했다. 1월 조사 당시의 54%보다 4%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여행을 예약한 응답자 가운데 한국행을 준비 중인 경우는 31%를 기록하면서 1월 조사 때의 21%보다 10%p 늘었다. 동기간 일본행을 준비 중인 응답자도 23%에서 33%로 10%p 증가했다.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들은 비자 문제에 이어 환율을 여행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았다. BI는 원화와 엔화의 가치가 위안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과 일본에 몰릴 것으로 평가했다.

    IBK 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은 금리를 동결하고, 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라며 "최근 중국 정부에서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한 것도 원·엔화가 위안화보다 약세인 것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환율에서 유리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항공 운임 하락도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 선호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여행 통계 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1분기 한·중간 편도 항공운임(평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하락한 77달러(약 10만6000원)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