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2월 감사원 감사 지적… 잘못된 조사로 국민이 피해 봐"
  • ▲ 사종대 한국감정원장.ⓒ연합뉴스
    ▲ 사종대 한국감정원장.ⓒ연합뉴스

    한국감정원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가격 조사·산정업무를 허투루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동원 의원에 따르면 감정원은 현장조사표 보관 등의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고 승강기 설치 여부를 잘못 등록했다가 지난 2월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감정원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5년부터 아파트 등의 가격 조사·산정업무를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다.

    국토부가 마련한 2014년 공동주택가격 조사·산정업무 요령 등에 따르면 조사자들은 배정받은 읍·면·동 지역을 현장조사 해야 한다. 가격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아파트 조사 때는 매번 전경사진을 찍어 전산프로그램에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강 의원이 감사원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감정원은 출장기록 이외에 조사자가 실제 현장조사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조사표를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감정원의 조사원 출장기록을 확인한 결과 3360개 배정지역 중 27.7%인 932개 지역에 대해 출장기록이 없었다.

    출장기록이 없는 지역 중 155개 지역 696개 단지의 현장조사표를 확인한 결과 94.1%인 655개 단지의 현장조사표가 보존돼 있지 않았다. 88.9%에 해당하는 619개 단지는 공동주택 사진도 새로 등록되지 않아 실제 현장조사가 이뤄졌는지를 검증할 수 없었다.

    특히 조사가 엉터리로 이뤄진 부분도 확인됐다.

    국토부의 조사·산정업무 요령과 감정원 내규인 업무규정에는 현장조사 때 승강기 설치상태와 대학 소재 여부 등을 조사해 현장조사표에 기록하게 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감정원이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등록한 전국 21만6603개 아파트 단지 중 서울 시내 7만8646개 단지를 승강기안전관리원의 승강기 운행 자료와 대조한 결과 1183개 단지의 승강기 설치가 누락된 채 등록돼 있었다.

    또 감사원이 서울 시내 194개 아파트 단지를 표본조사한 결과 91.8%인 178개 단지의 반경 2㎞ 이내에 대학이 있음에도 주변에 대학이 없는 것으로 등록돼 관리되고 있었다.

    강 의원은 "감사원 감사결과는 감정원이 국토부 위탁업무를 현장조사도 하지 않고 엉터리 진행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감정원의 엉터리 조사를 기초로 산정된 아파트 가격 피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으므로 국토부는 조기에 특별감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