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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ELS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안전벨트'를 단단히 채웠다는 NH투자증권의 ELS 상품이 지난 1월 발행된 이후 심각한 위기를 맞지 않고 2달째 순항 중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금보장 구간을 설정하고, 통상 3년의 가입기간 동안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지수의 낙폭을 크게 잡아 원금은 물론 수익금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인 ELS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NH투자증권이 선보였던 'Safety Belt(안전벨트)형 ELS'는 발행 후 6개월 동안 기초자산이 최초기준가격의 80%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손실 사건(녹인)이 발생해도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상품이다. 기존의 스텝다운 상품에 원금지급 옵션을 추가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단, 최초 6개월 동안 기초자산이 80% 미만으로 하락해선 안된다.
대표적인 상품이 12085호다. 지난 1월 27~29일까지 판매했던 12085호는 코스피200·HSI·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발행 이후 6개월동안 기초자산이 최초 기준가격의 8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이후에 녹인 구간인 45% 미만으로 진입해도 원금이 보장된다.
한국의 대표주식 200개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 코스피200의 경우 낮은 변동성이 보장되는 지수이며 HSI의 경우 12085호가 발행되기 직전인 1월 중 7%이상 낙폭을 보여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
유럽의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50 역시 꾸준한 우상향을 보이고 있는 지수로 꼽힌다.다만 이들 세 지수가 모두 1차 자동조기상환평가일인 오는 7월 27일까지 기준가 대비 80% 이상을 무난히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무조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2085호의 기초자산 중 하나인 코스피200지수의 경우 발행일인 1월 29일 232.10을 기록했고, HSI지수는 19683.11을 기록했다. 이들 지수가 기준가 대비 8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각각 185.68, 15746.49로, 전일(23일) 245.23, 20615.23으로 거래를 마쳐 아직까지는 안전한 상황이다.
반면 유로스톡스50지수는 한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3045.09를 기준가로 출발했던 유로스톡스50지수가 지난 2월 중 한차례 급락세를 보이며 2680.35까지하락(2월11일), 발행일 대비 80% 미만 구간인 2436.07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23일 종가는 3042.42로 발행일 수준을 회복했다.
만약 12085에 1억원을 투자한 이후 만기평가일을 맞아 코스피200과 HSI지수는 80% 이상을 유지했지만 유로스톡스50지수의 가격이 8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기초자산 중 하락률이 가장 큰 유로스톡스50을 기준으로 '1억+[1억X(-20.0%)]'으로 계산돼 8000만원을 상환받아 -20%의 손실률을 기록하게 된다.
물론 각각 1차(6개월), 2차(12개월), 3차(18개월) 자동조기상환평가일에 각 기초자산의 자동조기상환평가가격이 모두 최초기준가격의 90% 이상인 경우 연 6.3%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고, 4차(24개월)와 5차(30개월) 평가일에는 85% 이상일 경우 역시 연 6.3%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현재 12085호에는 7억1800만원에 투입돼 운용되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전장치를 적용해 선보이는 ELS가 업계 최초라는 점에서 여전히 관심이 높다.
서혁준 Equity솔루션부 부장은 "ELS의 안전성을 한층 강화해 투자에 안전벨트를 채워주는 상품으로 관심 있는 고객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국내외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며 "옵션을 더 넣는 대신 조기상환과 수익률에 비중을 둔 ELS상품을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투자자들에게 특별히 인기있는 ELS는 '조기상환'으로 보통 6개월 안에 기초자산의 95% 이상을 유지해야 조기상환됐던 ELS상품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80% 이상까지 조건을 낮춘 상품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금손실에 대한 긴장감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 후 6개월 이내에 8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자산의 하락에 따라 언제든 손실위험을 안고 있는 ELS의 특성과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