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 등 자회사 부진 속 지주로부터 '캐시카우' 특명높은 인건비에 따른 낮은 ROE 문제…농협금융 "해고수단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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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의 노사갈등의 핵심인 프런티어지점은 결국 인력감축을 통해 수익성(ROE)을 높이라는 NH농협금융지주의 압력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보험·카드 등 자회사들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지주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유일한 계열사가 NH투자증권인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인건비 감축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을 비롯한 NH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들이 잇따라 비경경영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주 측으로부터 수익성을 높이라는 압력을 받고 았다. 지주 측은 특히 NH투자증권의 낮은 ROE(자기자본이익률)에 대한 부분을 집중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ROE는 4.6%로, 이는 경쟁사보다 3%p 가량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규모에 걸맞지 않는 낮은 ROE에 대한 부분을 꾸준히 지적받아 왔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이 ROE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인력감축이며 서울 강동구와 강서구에 자리한 프론티어지점이 인력감축의 시작이라는 것이 전현직 NH금융지주·NH투자증권 직원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출신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시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회사의 정책은 물론 투자성향 및 방향 등 사소한 부분까지 NH농협금융이 관여하고 있어 임직원들의 피로감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일부 NH농협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NH투자증권 부장급 연봉이 1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지주 계열사 중에서 인원이 많고, 영향력이 높은 NH농협은행 직원들의 반발을 지주측이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주 내 계열사간 갈등 조짐과 더불어 NH투자증권에 대한 비효율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됨에 따라 NH농협금융이 NH투자증권에 구조조정이라는 미션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 과정에서 600여명의 직원을 감원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희망퇴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특히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프런티어지점 개설과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징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말 NH투자증권의 초대 CEO 자리에 앉은 김원규 사장 역시 고민이 깊다.


    김 사장은 증권사 최초 사원 출신 CEO로 주목을 받았지만 우리투자증권의 전신 LG증권에 입사한 인물로 농협과는 거리가 멀고, 올해 말 김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지주에서 농협출신을 차기 CEO로 앉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김 사장이 NH투자증권 사장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위기다.


    결국 김 사장은 지주측이 지시한 수익성 증대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올해 말까지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며 프런티어지점을 인력감축의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과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프런티어지점에 배치되 근무 중인 35명의 직원들은 구조조정 1순위다.


    이미 총 35명의 프런티어 지점 직원 중 21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감봉, 주의 등의 징계가 확정됐고, 지난 4월25일 부터 5월13일 까지 마포구에 마련된 교육장으로 출퇴근하며 교육을 받았다.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반복된 교육을 통해 프런티어 지점 직원들이 알아서 회사를 나가도록 만들어 인건비(위로금)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지주 측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측이 인력감축의 수단으로 프런티어지점을 만들어 배치시키며 퇴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프런티어지점 직원들은 '버티기'모드에 돌입하며 회사의 퇴직압박에 맞서고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만 56세부터 60세까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0세까지 정규직 직장을 스스로 나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리테일부문 남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9700만원, 평균 근속년수는 12.6년으로 프런티어지점 직원들의 연차가 높은 만큼 연봉 역시 높기 때문에 해당 직원들은 높은 연봉을 포기하면서 회사를 스스로 나올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다.


    NH투자증권 한 임원은 "프런티어지점에 배치된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57세"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들은 1960년 생으로 김원규 사장과 동갑이며 프런티어 지점 근무자들은 김 사장과 입사 시기 역시 같이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 NH투자증권 직원은 "자신과 같은 연차의 사장이 주도하는 퇴직 프로그램에 반발해 끝까지 버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의 입장은 여전히 완고하다. NH투자증권이 급여(2015년 연간급여총액 3650억) 등을 포함해 인건비로 5000억~6000억원이 소요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다.


    전 NH투자증권 직원은 "강동 프런티어지점이 농민신문 사옥에 자리를 잡은 것 역시 지점 개설에 대한 비용절감과 함께 조직슬림화 노력을 NH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지주에 보여주기에 최적화된 정소라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