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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작업을 위해 인수자 본사를 수시로 방문해야 하는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의 이동 거리와 시간에 따른 입장이 사뭇 다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금융(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모두 한지붕 두가족 체제 속에서 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몸되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의 창추위(창업추진위원회)는 5월, KB금융-현대증권의 통추위는 6월 출범했다.
수시로 진행되는 미팅을 통해 서로간의 협력 및 통합방안은 물론 향후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 역시 불가피한 상황으로, 미팅의 큰 주제는 조직의 '효율성'부분이다.
그런데 효율적인 측면에서 피인수자 신분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체력과 시간의 소모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의 통추위는 당연히 인수자가 있는 곳인 미래에셋 사옥(센터원)에 마련돼 있으며, 피인수측인 미래에셋대우 임직원들이 여의도와 중구(수하동)를 왕복해야 한다.
여의도 미래에셋대우 본사와 센터원의 거리는 차량이동 기준 9Km 가량(왕복 18Km)이다. 단순 거리상으로는 장거리 이동이라고 할 수 없지만 공덕오거리, 충정로, 종로, 광교 등 서울시내 주요 상습 정체구간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편도 이동시간이 1시간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왕복 이동시 2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센터원(통추위)에 가는 날은 회의준비와 본미팅에 왕복 이동으로 업무시간의 상당부분이 소요된다"며 "통합이 임박할수록 미팅 횟수는 더 늘어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
이와는 반대로 또 다른 '을'인 현대증권은 통추위 이동에 부담이 없다.
KB투자증권이 자리잡은 KB금융투자타워와 현대증권 본사의 도보 이동거리가 약 450미터로 걸어서 5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용인시 현대증권 연수원에서 현대·KB투자증권 경영진 통합 워크숍을 시작으로 지난 1일부터 배지도 KB금융그룹으로 바꿔단 현대증권 임직원들은 통추위 미팅을 위한 이동에 큰 부담이 없다.
특히 통추위가 꾸려진 KB금융투자타워 방문 외에 KB금융지주와도 미팅이 잦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KB금융지주로의 이동은 더 쉽다.
현대증권 본사에서 왕복 2차로 길만 건너면 바로 KB금융지주 사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오후에도 현대증권 윤경은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단체로 현대증권 사옥을 나와 KB금융지주 사옥으로 이동해 2시간 가량 미팅을 진행한 이후 다시 현대증권 사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윤 사장의 집무실을 나와 KB금융지주 내 회의실 또는 김옥찬 KB금융 사장 집무실 입장까지 3분이면 가능하다.
현대증권도 임직원들이 수시로 KB금융지주와 KB금융투자를 방문하며 통합작업을 위한 만남을 수시로 갖고 있다.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지만,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 현대증권이 미래에셋대우에 비해서는 좋은 환경 속에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