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교육협, 여의도高와 협약 맺고 금융교육 첫발OECD 평균 밑도는 금융이해도…교실 내 금융교육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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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의 공교육 현장에서도 투자에 대한 교육이 첫걸음을 시작했다.그간 우리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금융, 투자에 대한 내용이 심도깊게 다뤄지지 않아 청소년 및 사회 초년생들의 금융 이해도가 낮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이번 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10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이하 투교협)은 지난 6일 여의도고등학교와 협약(MOU)을 맺고 금융투자와 관련한 정기적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투교협에 따르면 이번 협약으로 여의도고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8시간을 금융교육에 할애하게 된다.이번 교육의 특징은 기존의 단순 경제지식 전달 수준이 아닌 보다 실질적이고 체험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프로그램은 오는 2학기부터 여의도고 1학년 전체 10개 반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투자의 이해 ▲디지털 혁신 참여학습 등 금융강의 4시간 수업과 ▲모의투자 게임 체험활동 2시간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특강 2시간의 수업이 이뤄질 예정이다.먼저 지난 6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의 특강으로 시작된 CEO 강연은 앞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강사로 나선다.이어 내달 11일부터는 업계 출신으로 이뤄진 전문 청소년 대상 금융강사들이 파견돼 본격적인 강의를 이어간다.업계에서는 금투업계의 첫 공교육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간 우리 교육과정에서 다뤄졌던 경제 교육은 사회과 수업 중 선택과목으로 경제 과목을 공부할 수 있으며, 금융이나 투자에 대한 지식도 피상적인 수준에서 다뤄지는 정도였다.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청소년, 사회 초년생들의 금융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관심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지난해 전국 성인 2400명을 상대로 실시한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국내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62.2점)는 OECD 평균(64.9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청소년과 젊은이들(18~29세)의 경우 61.8점으로 평균 이하를 기록해 젊은층의 ‘금융 무지’ 현상이 드러나기도 했다.공교육에서 금융이 다뤄지지 않는 것은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 출신 청소년들의 ‘부’를 창출할 확률을 더욱 낮아지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해외에서는 이미 공교육에서부터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미국의 경우 1999년 ‘조기금융교육법안’을 통과해 민간단체의 주도 하에 유치원, 초등학교 단계서부터 저축과 소비의 원리와 더불어 고용, 부채, 투자, 금융 의사결정 등 심도깊은 수준의 금융 지식을 쌓도록 하고 있다.일본 역시 초등학교 과정부터 금융소비자 교육 및 금융상품의 이해를 학교 차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금융전문가를 각 학교에 강사로 파견해 정규 교육과정을 보강한다.업계에서는 우리 역시 공교육 현장에서의 금융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다뤄지는 경제 교육은 지나치게 이론적이어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며 “학생들 뿐 아니라 성인들도 금융교육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한편, 투교협은 이번 여의도고에서의 강의를 마친 후 보완점 등을 분석한 뒤 타 학교에서의 강의도 계획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금융 중심지로 상징성이 있는 여의도고에서의 강의를 계속 진행함과 동시에 이번 학기가 마무리되면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타교와의 협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