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조기패소 판결, LG화학에 우호적인 조치최종결론전 LG 화학과 합의 나서는게 윈윈 전략LG화학, 글로벌 그룹의 풍모 보여야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이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상대 업체의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결정이 최종적인 판단은 아니지만 LG화학에 우호적인 조치인 것은 분명하다. 

    앞서 ITC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2019년 11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달라는 LG화학의 요청에 찬성하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이번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다. 

    이제 조기패소 판결을 받은 SK이노베이션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최종결론이 나기 전에 LG화학과의 합의를 위한 협상에 나서는것이다. 두번째는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를 기대하는것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수입금지 조치 이후의 특허소송까지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내 2차전지 투자 규모는 2조원이다. 지금 검토 중인 투자 1조원까지 합치면 약 3조원 규모다.

    미국내 대규모 투자가 진행하는 만큼,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는 LG화학과의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지난해 9월에는 업계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합의에 5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LG화학이 현재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의 금액은 5000억원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LG화학은 이번 ITC의 예비 판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업종 내 경쟁자와의 특허 분쟁에서 후퇴하지 않았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는 등 무형의 자산도 얻었다.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올해 약 30%로, 작년보다 15%포인트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 및 신규 라인 조기 정상화 등으로 하반기 내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의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향후 LG화학이 수주 할 대규모 프로젝트 입찰전에서 완성차 업체와 보다 개선된 조건에서 협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 세계 주요 화학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서 LG화학의 브랜드 가치는 계속 성장해 올해 4조원에 달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글로벌 브랜드 평가 전문 컨설팅 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최근 발표한 '2020년 화학기업 25' 보고서에서 LG화학 브랜드 가치는 35억달러(약 4조1천390억원)로 평가됐다.

    자칫 국내 기업들끼리의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건인 만큼, LG화학이 글로벌 그룹에 걸맞는 묘수를 찾아내 소송을 슬기롭게 끝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