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경쟁력 회복 바로미터"주가 부양, HBM 반전, 노사 갈등 해소, 사법리스크 헷지 '적기'4대 그룹 총수 중 유일 미등기삼성 준감위도 "책임경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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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7주기를 앞두고 다시금 삼성의 위기 극복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한 때 '4만전자'까지 찍었던 주가 회복은 물론이고 위기 근원으로 지목되는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18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이 창업회장의 37주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이재용 회장,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등과 삼성 핵심 경영진들이 선영을 찾아 이 창업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을 되새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 창업회장 37주기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삼성이 7년 만에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해 시장이 술렁였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6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주가가 4만 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삼성이 초강력 주가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삼성은 "우선 3개월 간 3조 원 규모 자사주를 장내 매수해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7조 원어치 자사주 매수 시점은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논의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4만전자'를 다시 터치할 정도로 삼성전자를 위기로 몰고 간 원인으로 꼽히는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일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다만 반도체 경쟁력은 자사주 매입과 같은 일회성 처방이 없고 중장기적인 투자와 비전 수립에 더불어 조직 및 리더십 개편으로 꾸준히 변화를 추구해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하다. 주가도 결국 이 같은 삼성의 노력과 변화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연속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그래서 결국은 다시 삼성의 근원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 재건이 절실하다는게 재계 안팎의 생각이다. 지난달 취임 3년차를 맞은 이재용 회장이 이제는 경영 전면에 나서서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무엇보다 지난 몇 년 간 삼성이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없이 사업을 이어온 한계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지난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고 이후 사업영역별로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2년 전 이 회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TF 체제는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을 맡고 있는 정현호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이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굵직한 사업 전략과 이슈를 전담했지만 최근 반도체 사업 경쟁력과 실적 악화, 주가 하락 등의 잇딴 위기로 정현호 체제에도 한계가 불가피했다는 결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삼성의 외부 준법감시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도 삼성이 현재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임을 명확히 하며 컨트롤타워 재건과 더불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3기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삼성 컨트롤타워 재건과 지배구조 개편 등의 현안에 집중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음을 알렸다.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게 재계 다수의 의견이다. 재판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바로 복귀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이 회장이 등기이사는 아니지만 공정거래법 상 동일인으로 지정돼 법적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실질적 책임을 지고 있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책임경영의 의미보단 경영자로서의 완전한 복귀를 뜻하는 일종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무엇보다 사법리스크 해결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이미 9년 째 이어지는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있다. 그 동안 열린 107차례 재판 중 96차례 법정에 출석해 피고인 신분을 이어가고 있다. 재판 출석 전 이 회장이 숙지해야 하는 서류 등이 매번 수백 페이지를 넘어가는 상황이라 재판 출석을 이어가는 가운데 제대로 경영활동을 하기란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일단 내년 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혐의로 진행되는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