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운매출 37조…2015년 한진해운 파산 전 실적의 95% 회복컨테이너 화물 적취율 47.0%로 개선…선박 신조 200척중 164척 발주리스선주회사 설립 추진…HMM 선복량 2022년 100만TEU로 확대
  • ▲ 컨테이너선.ⓒ연합뉴스
    ▲ 컨테이너선.ⓒ연합뉴스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해운 매출액이 37조원 규모로 한진해운 파산 이전인 2015년 실적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애초 2022년까지 해운 매출액 5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중국발 코로나19(우한폐렴) 범유행으로 목표 시점을 2025년까지 3년 늦추기로 했다. 2025년 원양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12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 국적 선사가 운영하는 지배선대(DWT·재화중량톤수)는 1억4만DWT로 목표를 각각 6.2%와 3.4% 늘려 잡았다.

    불황기 안정적인 선박 투자를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선박 매입 후 재대선(S&LB) 사업에 선박 매입 의무를 뺀 운용리스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12일 해양수산부는 2018년 4월 발표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의 중간 성과와 앞으로 운용방향을 발표했다.

    ◇해운 재건 반환점 앞둬… 매출액·지배선대 등 회복 조짐

    해수부는 2018년 7월 설립한 해양진흥공사를 첫 번째 성과를 꼽았다. 해양진흥공사는 설립 이후 49개 해운기업에 총 4조2830억원을 지원했다. 그 결과 한진해운 사태 이후인 2016년 29조원이던 해운 매출액은 지난해 37조원으로 늘었다. 한진 사태 이전인 2015년 39조원의 94.9% 수준까지 회복했다. 원양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2016년 46만TEU에서 65만TEU, 지배선대는 7994만DWT에서 8535만DWT로 각각 증가했다. 2015년과 비교하면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61.9%, 지배선대는 99.4% 수준이다.

    화물 확보와 관련해선 전략화물의 적취율(국내 화주가 국적선사에 화물을 맡기는 비율)이 한진 사태 이전 수준으로 개선됐다. 컨테이너 화물은 적취율이 2016년 45.2%에서 지난해 47.0%로 늘었다. 벌크 중 원유는 같은 기간 27.1%에서 51.4%로 껑충 뛰었다. LNG(액화천연가스)와 석탄도 지난해 적취율이 각각 52.5%와 93.5%로 2016년 54.7%와 94.0%에 근접했다. 해수부는 선사와 화주 간 공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우수 선화주 기업 인증 신청을 받고 있다.

    해수부는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통합해 세계 20위권 연근해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하고, 영업이익이 올 상반기 146억원 흑자로 돌아선 것도 해운재건 프로젝트의 성과로 꼽았다. 선박 발주는 애초 계획 200척 중 지난달까지 164척이 발주됐다.
  • ▲ 해운재건 수정 목표.ⓒ해수부
    ▲ 해운재건 수정 목표.ⓒ해수부
    ◇2025년까지로 재건 계획 연장… HMM을 국가대표로 육성

    해수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애초 2022년까지 추진하려던 해운 재건 계획을 2025년까지 3년 늦추고 목표를 다소 상향 조정했다. 해운매출은 올해 42조원, 2025년 5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선복량은 애초 계획대로 올해 113만TEU를 달성한 뒤 2025년까지 120만TEU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지배선대는 올해 9672만DWT, 2025년 1억4만DWT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선사 지원을 강화한다. 먼저 해양진흥공사의 S&LB사업에 운용리스(BBC) 사업을 추가한다. 해양진흥공사의 기존 사업방식은 재대선 기간이 끝나면 선사가 선박을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는 금융리스(BBC-HP)였다. 운용리스 방식은 선박 매입 의무가 없어 리스기간이 끝나도 선박을 리스사가 보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사와 조선사,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리스전문 선주회사(TP) 설립을 추진한다.

    해수부는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 해운기업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예외적으로 신용보증을 제공할 수 있게 연내 해양진흥공사법을 고칠 계획이다.

    해수부는 또한 선박 투자자가 선박 신조 초기 법인세 절감 혜택을 볼 수 있게 선박 가속상각 도입 타당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독자적인 운임지수 개발, 선박거래 정보 제공 등을 통해 국적선사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국적선사의 대표주자가 된 HMM(옛 현대상선)의 경영혁신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9만TEU 수준인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2022년까지 100만TEU로 늘려 미주 동안과 남미, 중동 등 신규 항로를 개척한다.

    해외 물류역량 강화를 위해 중국에 컨테이너 장치장을 확보하고 미국 철도운송기업과 협력해 미주 내륙운송 서비스도 강화한다. 유럽 내 트럭·항공 연계운송 서비스도 개발한다.

    해외 물류시장 진출을 위해 해양진흥공사와 항만공사를 중심으로 신남방 유망항만인 베트남, 방글라데시, 유럽 거점항만인 네덜란드, 스페인에 대한 인프라 투자펀드와 정책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세계 해운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국적선사에 △K-얼라이언스 구성 △공동운항법인 설립 △전문영업법인 설립 △자율적 인수·합병 등 4가지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해수부는 국적선사가 적극 참여할 경우 저리의 선박금융과 컨테이너 등 필수영업자산과 운전자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의 전반기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해운산업 위상 회복에 주력했고 후반기에는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며 "남은 기간에 해운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HMM 집중 육성과 관련해 "수출에 있어 국적선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HMM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국적원양선사"라며 "해운 재건 5개년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HMM을 지원해왔고 그 가시적인 성과가 21분기 만의 영업이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 ▲ 부산 신항 입항하는 HMM 알헤시라스호.ⓒ연합뉴스
    ▲ 부산 신항 입항하는 HMM 알헤시라스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