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내년 韓성장률 0.3%p 낮춰…"수출 긍정적이나 불확실성 높아"고용률 상승폭 0.1%p 수준…전문가 "공공부문 위주, 민간 고용창출 의문"경제반등 해법에도 물음표…재정 조기집행률 이미 높아 실효성 두고봐야
  • ▲ 거리두기로 한산한 시장.ⓒ뉴데일리DB
    ▲ 거리두기로 한산한 시장.ⓒ뉴데일리DB
    문재인 정부가 내년도 경제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상되는 실적도 장밋빛 전망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정부가 밝힌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2%다. 올해 마이너스(-)1.1%보다 4.3%포인트(P) 높다.

    하지만 이는 지난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0~2022년 세계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2.8%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OECD는 올해 코로나19로 크게 위축한 세계경제가 내년 점진적으로 회복할 거로 전망하면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 등이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거로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은 다소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OECD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9월 전망치(3.1%)보다 0.3%P 낮춰잡은 2.8%로 수정했다.

    정부는 내년 558조원의 슈퍼 예산을 굴릴 예정이다. 올해보다 8.9% 늘어난 규모다. 확장적 거시경제 기조를 유지해 경제 반등의 모멘텀을 살린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정부의 낙관론과 달리 기대되는 예상 실적은 높지 않다. 일자리 예산 30조5000억원의 46%(14조원)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하고, 3조2000억원을 들여 노인일자리 등 직접일자리 104만개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정부가 예상한 내년도 취업자 증가 폭은 15만명 수준에 그친다. 이는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이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31만6000명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예상치도 65.9%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올해보다 고작 0.1%P 상승할 뿐이다. 이는 고용 증대가 민간시장이 아닌 공공부문에서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의 일자리로 공급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630억 달러로, 올해 680억 달러보다 7.4% 감소할 전망이다. 수출 증가율(8.6%)보다 수입 증가율(9.3%)이 더 높아서다. 상품수지는 흑자 규모가 올해와 유사한 반면 상품 외 수지는 서비스수지의 적자 폭이 커지고 소득수지는 흑자 폭이 줄면서 전체 적자 폭이 확대될 거로 분석된다.
  • ▲ 코로나발 경기 둔화.ⓒ연합뉴스
    ▲ 코로나발 경기 둔화.ⓒ연합뉴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지금 대유행하는 코로나19 3차 확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낙관적인 정부의 경제전망이 더 낙관적으로 반영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 교수는 특히 소비와 고용부문에서 정부가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다고 했다. 성 교수는 "소비의 경우 개별소비세 30% 인하나 신용카드 추가 공제 혜택은 나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고용부문은 내년 초부터 일자리를 대거 늘린다지만, 재정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민간기업의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지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불러온 미증유(未曾有)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부가 전체적인 방향은 잘 잡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세부 과제들이 실제로 효과를 얼마나 발휘할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적잖다. 정부가 상반기 경제 반등의 모멘텀을 살리고자 제시한 재정 조기집행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률을 역대 최고인 63%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방재정도 조기집행(60%)에 집중하면서 필요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독려한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올해 조기집행률은 62%다. 조기집행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면서 이미 조기집행률을 많이 끌어올린 상태다. 특히 지난해 조기집행률을 61%로 전년 대비 3%P 상향했다. 경제전문가들은 1%P(5조원 남짓) 재정을 더 빨리 푸는 것보다 혈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최광 한국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요한 것은 조달한 재원을 어디에 쓰느냐"라며 "생산적인 곳에 (혈세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빠져 비생산적인 곳에 세금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