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올 최저시급 8720원의 2배 넘어임금상승률 희비… 상용 2.4%p↑ vs 임시·일용 3.9%p↓지난달 사업체 종사자 18.8만명↑… 숙박·음식업 21개월째 감소
  • ▲ 재정일자리.ⓒ연합뉴스
    ▲ 재정일자리.ⓒ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30일 내놓은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평균 96.6시간을 일하고 171만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올해 최저임금 시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만7701원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술평균임을 감안해도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8720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은 올해보다 5.1%(440원) 오른 9160원이다. 청와대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한 다음 날인 지난 7월13일 "코로나, 방역 상황 때문에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어려웠고 이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2020년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날 노동부의 통계는 일선 현장에서 임시·일용직이 받는 최저 시급이 이미 1만원을 훌쩍 넘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9월 기준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396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14만6000원(3.8%) 증가했다. 상용직은 419만7000원으로 15만8000원(3.9%), 임시·일용직은 171만원으로 6만3000원(3.8%) 각각 늘었다.

    9월 기준 임시·일용직의 평균임금(171만원)은 올해 최저임금 월환산액(182만2480원·시급 8720원)과 비교하면 11만원 이상 적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올 최저임금 월환산액은 최저 시급에 월평균 근로시간 209시간을 적용한 것이므로 9월 평균 근로시간 96.6시간을 반영한 평균임금 171만원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태도다.

    문제는 노동부 설명대로 9월 평균 근로시간과 임금을 토대로 거꾸로 최저 시급을 역산했을 때다. 임시·일용직 평균 임금을 올해 최저 시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만7701원이 나온다. 정부 통계가 산술평균임을 고려해도 올해 최저 시급의 2.03배에 달한다. 일선 현장에선 주휴수당 등을 포함하면 지난해 이미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 문 대통령의 공약을 달성하고도 남았다는 의견이 적잖다. 노동부는 통계상 한계를 언급했다. 평균을 내면 임시·일용직이 받은 최저 시급이 1만7701원으로 나오지만, 여기에는 최저임금을 밑도는 시급을 받고 일한 단시간 아르바이트도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중간값을 산출해 정책에 활용하는 거의 모든 통계에 적용되는 내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거꾸로 말하면 최저임금을 웃돌게 시급을 받는 임시·일용직도 있는 만큼 유독 이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8일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3만9000원이었다. 2분위(소득하위 20~40%)는 140만5000원이었다. 9월 현재 임시·일용직의 임금수준은 2분위보다 30만5000원 많았다. 3분위와 비교하면 57만9000원 적은 수준이었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9월 임금상승률을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용직은 1.5%에서 3.9%로 확대된 반면 임시·일용직은 7.7%에서 3.8%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특별급여가 줄어든 기저효과에 올해 금융·보험업 등에서 특별급여 늘어난 영향이 컸다. 임시·일용직은 지난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산업의 임시·일용근로자가 줄면서 임금상승률이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는 건설업 임금상승률 둔화, 임금수준이 낮은 산업의 임시·일용근로자 증가, 최저임금 상승률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임금상승률이 축소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49.4시간으로 지난해보다 12.8시간(-7.9%) 감소했다. 추석으로 근로일수가 이틀 줄어든 탓이다.
  • ▲ 한산한 식당.ⓒ연합뉴스
    ▲ 한산한 식당.ⓒ연합뉴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국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수는 모두 1900만2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8만8000명(1.0%) 늘었다. 지난해 3월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올 3월 반등한 뒤 4월부터 증가폭이 30만명대를 이어왔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 20만명대로 줄어든 후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월별 증가폭으로는 3월(19만3000명) 이후 가장 작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2만명)을 비롯해 교육서비스업(5만4000명), 정보통신업(5만4000명) 등에서 주로 늘었다. 반면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10만4000명), 숙박·음식점업(-1만6000명), 건설업(-1만6000명) 등에선 줄었다.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 2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 폭은 7월 6만4000명, 8월 3만5000명, 9월 1만3000명, 지난달 1만6000명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기대효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증가를 견인했던 공공행정 종사자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대규모 일자리 사업 시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자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종사자가 2만6000명 증가했다. 올해 5월(6000명) 들어 16개월 만에 반등한 뒤 여섯달 연속 증가세다. 다만 증가 폭은 둔화했다. 지난달 증가폭은 9월 수준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종사자 수 증감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지난달 상용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5만7000명(1.0%), 임시·일용직은 3만2000명(1.6%) 각각 증가했다. 반면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을 포함한 기타 종사자는 1000명(-0.1%) 줄었다. 증가비율은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