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사태 '露 침공' 규정…국책은행 등 제재대상 올려국제유가 급등에 글로벌 공급망 타격…韓, 3%대 물가 상승 압력美·中 무역갈등도 악영향…對中 무역의존도 25%로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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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이른바 '신냉전' 전선 확대에 갑갑한 모습이다. 중국, 러시아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그 여파가 우리 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등 대외여건이 악화일로다.23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백악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됐다"며 제재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방위산업 지원특수은행인 PSB와 42개 자회사를 제재대상에 올려 서방과의 거래를 전면 차단했으며 이들에 대한 해외 자산도 동결하기로 했다. 서방 금융권에서의 러시아 국채 발행과 거래도 전면 중단해 돈줄을 죄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태인 가운데 사실상 미국이 러시아에 공식적인 제재를 시작한 셈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1차분 제재'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러시아의 움직임에 따라 제재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화웨이를 제재할 때 꺼내 들었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러시아에도 적용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러시아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히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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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선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도 신냉전 리스크로 볼 수 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두 나라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내수 성장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우리 기업의 투자 판매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설상가상 가파르게 성장하던 중국 경제가 빠르게 식어가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중국은 8.1% 성장했다. 하지만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1분기 18.3%, 2분기 7.9%, 3분기 4.9%에 이어 4분기 4.0%로 급격히 둔화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말미암아 5%를 못 넘길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4.3%, JP모건은 4.9%로 각각 전망했다. 부동산 버블과 지방정부의 부채 등으로 중국 경제가 급격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경우 중국 의존도가 수출액 기준으로 25%쯤에 달하는 한국 경제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p) 떨어지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5%p 하락 압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