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노선, 강남 직결…하남·팔당·여주까지 연결노선따라 '콤팩트 시티' 건설…25만가구 공급민자유치·금리인상 변수…노선따라 집값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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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교통공약 핵심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과 신설이다.윤 당선인은 올 1월7일 '수도권 30분내 서울 출근'을 기치로 2기 GTX 추진을 공약했다. 기존 GTX-A노선(파주운정~동탄)은 동탄~평택, C노선(덕정~수원)은 동두천~덕정·수원~평택 연장을 각각 제시했다.2기 GTX 추진도 약속했다. 노선결정 과정에서 논란이 거셌던 서부 광역급행(D노선·김포장기~부천종합운동장)은 수도권 남부에서 동서를 잇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김포~부천종합운동장~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 노선을 기본으로, 삼성에서 분기해 삼성~수서~광주~여주를 잇는 노선을 추가했다. 전체 노선은 옆으로 눕힌 'Y자' 형태가 된다. 기본노선과 인천국제공항~부천종합운동장 구간을 신설하고, 삼성~여주 분기 구간은 일부 신설과 기존 경강선 활용을 병행한다.E노선은 수도권 북부에서 동서를 잇는 형태다. 인천~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를 연결한다. 김포공항~구리 구간은 신설, 나머지 구간은 공항철도·경의 중앙선을 활용한다.F노선은 수도권 거점지역을 연결하는 순환선 개념이다.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을 잇는 노선이다. 성남~고양 구간만 새로 건설하고 나머지는 서해선·수인 분당선 등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또한 GTX 주요 정차역 사이사이를 실핏줄처럼 채울 수 있게 대중교통망도 보강한다는 생각이다. 경기도 시·군과 협의해 기존 버스와 지하철 노선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윤 당선인은 1·2기 GTX 노선 공약을 바탕으로 1만~2만 가구쯤의 '콤팩트 시티'를 여러 곳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차량기지를 입체화하고 주요 정차역 주변을 재정비해 20·30세대가 살기 좋은 형태로 총 25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1기 노선 주변에 3만 가구, C노선 연장과 관련해 주변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2만 가구를 공급한다. 2기 GTX 3개 노선의 주요 정차역과 차량기지 4개소를 이용해선 2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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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전문가들은 2기 GTX사업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기존 A·B·C노선 만으론 소외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제시된 노선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적잖다.윤 당선인은 공약 발표 당시 사업비로 총 17조644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국비 지원은 3조~4조원 규모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민자와 역세권 콤팩트 도시 개발수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관건은 제시된 노선이 민간투자자 구미를 당길 만큼의 사업성이 있느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도전문가는 "전부 국비로 건설한다면 모를까. 민간사업자가 뛰어들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정부가 2기 GTX사업을 아직 검토하지 않은 이유는 충분한 수요가 없어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 확보 차원에서) 신도시를 먼저 지정해 미래 수요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할 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1기 사업의 노선 연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없잖다. 기존 노선을 지나치게 연장하면 수익성이 낮아져 민간사업자가 꺼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선 연장에 따른 사업 지연과 그에 따른 보상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정부로선 달갑잖은 상황이다.신설 대신 기존선을 활용하는 구간이 적잖은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존선을 이용하면 사업비는 줄일 수 있지만, 기존 열차 운행에 지장을 줄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로 금리가 오르는 시기인 점도 사업의 변수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CI(건설투자자)의 경우 이자율이 높아지고 있어 FI(재무적투자자)보다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한편 동전의 양면처럼 GTX 정책이 부동산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은 차기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선을 앞둔 지난 3일 국토교통부가 C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발표한 뒤 인근 지역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수억원 높이고 있다는 게 해당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