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금융위 정례회의서 종투사 지정될듯자기자본·실적, 초대형IB 수준 성장 갖춰브로커리지 악화에도 IB 성장 긍정 평가
  •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키움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목전에 뒀다. 그간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았던 키움증권이 꾸준히 사업다각화를 위해 힘써왔던 만큼 종투사 지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초대형IB(투자은행) 진출이 예고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주 정례회의를 열고 키움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이같은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키움증권은 증권업계 아홉 번째 종투사가 된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5위를 기록했지만 자기자본(3조원 이상) 기준으론 중소형사로 분류되고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자격을 갖추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투사로 지정되는데,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가 가능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종투사 인가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형사로 도약이 기대된다. 종투사 인가에 이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까지 예고되는 분위기다.

    자기자본 4조가 넘는 초대형IB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인수금융·중견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메자닌·상장전 지분·해외부동산 등 더욱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자기자본도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지난 2020년말(별도 기준) 2조5234억원이었던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연말 기준 3조7932억원으로 1년 만에 50% 가까이 급증했다.

    실적으로도 지난해 초대형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2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6% 늘었다. 당기순익은 9037억원으로 같은 기간 28.48% 증가했다.

    문제는 대외 변수발 증시 변동성으로 인해 키움증권의 주수입원인 브로커리지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20년 순익 순위 3위였던 키움증권은 지난해 다섯 번째로 밀려났다. 올해도 상황도 좋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8.5% 줄어든 2441억원, 영업이익은 20.5% 줄어든 2762억원으로 전망된다.

    반면 증권가에선 최근 키움증권의 IB 부문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69억원에 불과했던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2019년 1197억원, 2020년 1371억원에 이어 지난해 179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IB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직 및 인력 확대 등 사업 다각화에 공들인 덕분이다. 기업금융본부와 프로젝트투자본부를 중점적으로 확대, 기존보다 3개팀을 추가적으로 늘렸다. 전체 인력도 2019년말 기준 114명에서 145명으로 27.2% 확대했다.

    전체 실적에서 여전히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게 차지하지만 종투사 지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IB 영역이 크게 확장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구조조정 및 금융자문 수수료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주력하고 있는 IB 수익이 4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며 "종투사 진출 시 IB 부문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종투사 지정될 것에 대비해 시스템 등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면서 "지난 몇년간 수익구조 다각화 노력을 통해 IB 부문에 무게를 두고 투자했고 성장해왔다. 종투사 지정 후엔 그 영향이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